장비업계 CEO들이 뭉치는 까닭은?

 ‘머리를 맞대면 아이디어가 생기죠.’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 사장(CEO)들이 요즘 하루가 멀게 뭉치고 있다. 협력사 모임, 협회 간담회, 공장 기공식 등 각종 모임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 얼굴을 맞댈 기회가 잦아지면서 굵직굵직한 업계 현안을 함께 풀어보자는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장비업계 CEO 40여명은 지난 16일 반도체산업협회가 주관한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18일에는 구미에서 LG필립스LCD 협력사 모임인 ‘프렌즈클럽’ 총회에서 다시 모였다. 오는 26일에는 하이닉스 청주공장 기공식이, 다음달 중순에는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설립이 각각 예정돼 있어 장비업계 CEO들은 또 한번 대규모 ‘집회’를 가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장비재료협회 고석태 회장은 “장비업체 CEO들이 가끔 협력사 모임에서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행사도 많고, 이슈도 많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만날 정도”라며 “여러 사람이 모이니 업계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반도체협회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거의 유명무실했던 장비·부분품 분과위원회를 이번 기회에 활성화해보자는 발언이 이어졌다. 또 장비 국산화를 위해서는 부분품 국산화가 시급하다며 부분품국산화위원회도 본격 가동하자는 의견에 합의했다.

반도체협회 안기현 팀장은 “똑같은 장비를 개발 중인 경쟁업체 CEO들이 출혈경쟁보다는 공동 개발 등 협력 프로젝트도 적극 추진해보자는 이야기도 오고 갔다”고 전했다.

장비업계 CEO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26일 하이닉스 공장 기공식과 내달 디스플레이협회 설립식에도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비업체 한 사장은 “김종갑 하이닉스 신임 사장이 그동안 거래가 끊긴 장비업체에 이른바 ‘대사면’을 취하고, 디스플레이협회 출범으로 앙숙이던 대기업들의 화해 무드도 조성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숙원 과제인 장비 국산화와 거래처 다변화 등을 이끌어내자는 공감대가 커져 모임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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