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도 외산 잔치되나

 전국 400여 스크린을 확보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체인 CJ CGV가 해외 디지털시네마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외산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해 국내 디지털시네마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CGV(대표 김일천)는 최근 미국 디지털시네마 플랫폼 사업자인 AIX와 서비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디지털시네마 구축을 위한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CGV가 AIX와 협력하면 프로젝터나 서버 등 관련 장비를 외산으로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스템 관리를 위한 네트워크오퍼레이팅센터(NOC) 운용센터, 유지보수까지 외국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등 보안 시스템도 외산 표준에 따라야 하므로 한국영화 배급사들도 외국 시스템의 기술 표준에 맞춰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CGV가 해외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는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사들과의 콘텐츠 배급 및 가상프린트비(VPF) 협상이 일시에 해결되고 △AIX의 구매력을 활용, 장비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IX는 미국 디지털시네마 플랫폼 사업자로 유명 할리우드 영화사들과 VPF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따라서 CGV로서는 외국 영화사와 맺어야 하는 VPF 협상 등 골치 아픈 계약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디지털시네마 시스템을 구축중인 영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시네마 장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기술로 충분히 운용 가능한 센터와 유지보수까지 해외 업체에 맡기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시네마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도 “CGV와의 디지털시네마 공조를 염두에 두고 CJ파워캐스트가 개발, 구축한 NOC 등 각종 시스템이 단순한 디지털 광고시스템 송출 용도로만 축소 운영될 공산이 높아졌다”며 “특히 CGV에 납품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진행해온 많은 협력업체들이 졸지에 시장을 잃게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 CGV 신사업기획팀 조영봉 팀장은 “세계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AIX 뿐 아니라 여러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을 뿐 현재로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만일 해외 업체와 손을 잡더라도 이미 시스템을 개발하고 디지털 광고 등 경험을 가진 CJ파워캐스트와는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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