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반도체와 자동차

 자동차 산업에 정보기술이 급속도로 융·복합되는 컨버전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차량이 종전의 기계식 자동차에서 최첨단 기술과 반도체가 집적된 차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실 세계 자동차 판매 시장은 매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4년을 제외하고 줄곧 3% 미만의 성장에 머물고 있는 것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현실이라 해도, 연간 6000만대 규모의 세계 자동차 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부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신성장 동력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는 반드시 신 성장 분야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자동차용 전자부품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차량가격의 1% 미만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동차 전자부품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 비중이 차량 전체의 20%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에는 이 비율이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 한 대당 집적되는 반도체 수는 대략 250개 수준(유럽·북미 등 기준)인데, 이것이 2010년에는 4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05년 130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192억달러 시장으로 증가할 것이다.

 왜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이 이렇게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와 정부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에 대한 요구사항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환경문제 대응, 안전성과 편의성 제고, 통신기능 등 최첨단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전자·통신기술의 활용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안전과 편의성 제고를 위한 반도체의 집적을 통한 자동차의 IT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 텔레매틱스,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차량 기술은 그 기초가 전자·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 더욱 더 확대될 전망이다. 차세대 자동차는 더는 기름이 아닌 반도체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승수 프리스케일반도체코리아 부장 scott.lee@freesc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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