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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엄청난 데이터베이스(DB)는 의료 서비스 질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 산업이 질적으로 도약하는데 무궁한 원천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처를 딛고 비로소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지 꼭 3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77년 의료보험협의회를 모태로 2000년 독립 기관으로 출범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병·의원과 약국이 제공한 의료서비스를 심사하고 부정 청구가 적발되면 해당 금액을 환수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녔다.
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그동안 평가원은 진료 심사와 평가를 통해 대국민 의료 서비스의 투명성과 질을 높여왔다”면서 “앞으로는 국가 보건 의료 정보의 허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심평원이 직접적으로 심사하는 병의원만 7만4000여개, 제약회사는 333개, 의약품목수는 1만7000개에 달한다. 심평원이 하루 심사 처리하는 건수는 웬만한 카드 회사보다 많은 300만건이고 연간으로 따지면 9억건에 이른다.
“정보의 양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대한 정보만으로 집약돼 있기 때문에 그 가치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심평원은 국가 의료 정책 수립을 위한 기반 자료를 도출하고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률, 제왕절개 분만률 등 국민 개개인에 맞춤화한 의료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인구통계와 심평원이 보유한 질병 정보를 엮으면 향후 개발해야 할 신약 정보도 나옵니다. 심평원이 의료 산업 전반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잠재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심사체계 등 업무 과학화와 효율화를 끊임 없이 강조한다. 그는 “명확한 근거를 중심으로 심사하고 평가할 때, 그리고 전문 지식으로 무장해 있을 때 모두가 승복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적 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6월 부임한 김 원장은 보건 의료 정책 전문가이면서도 학창 시절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볼 정도로 IT에 관심이 많다.
김 원장은 “전자청구 시대를 완전히 실현한 심평원의 전자청구·심사시스템은 연간 7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해 전세계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 시스템 내 단순 저장 상태인 데이터를 가치있는 정보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교통 체계가 엉망이면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듯 국가 의료 체계가 부실하면 개개인이 아무리 건강에 투자를 많이 해도 위험을 피해갈 수 없다”면서 “국가 보건 의료 심사 기관이자, 의료 정보 중심기관으로 의료 체계를 정립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 겠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