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개시된 일본의 휴대폰 디지털 방송 ‘원세그’가 가파른 보급세를 타면서 관련 휴대폰·카내비게이션 등 단말기 출하가 급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원세그용 휴대폰 출하 대수가 올 여름 무렵이면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휴대폰 업체들이 원세그 모델을 적극 판촉하고 출하량을 늘린 것이 주 원인이다. 또 카내비게이션 등 수신 단말기 출하도 크게 늘었다.
이러한 추세와 내년으로 예정된 원세그 전용 방송 ‘전면 해금’의 여파로 통신·방송업계의 특수가 기대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최근 정리한 원세그 지원 휴대폰 출하 대수는 지난 2월 말까지 약 497만대를 기록했다. 2월 단독 출하대수는 약 113만대로 전월 대비 무려 2.6배나 급증했다. 3월 이후에도 월간 100만대 정도의 출하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7∼8월 무렵에는 누계 출하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휴대폰 계약자 건수가 약 1억건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가 원세그폰을 지니게 된다는 계산이다.
원세그폰 가격은 올 출시된 신형 모델의 경우 2만∼3만엔으로 원세그 기능이 없는 일반 휴대폰보다 약 1만엔 정도 비싸지만 구매자들이 날로 늘고 있다. 아키하바라 요도바시카메라 본점 측은 “고객의 과반수가 원세그폰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KDDI의 경우 가족 할인, 1년 할인 등 옵션 가입을 조건으로 거의 전 기종을 1엔에 판매하고 있다. 타사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원세그폰을 구입할 수 있어 NTT도코모나 소프트뱅크로부터 ‘번호이동’이 급증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이달 초 신학기 대목기에 원세그폰 8기종을 투입한 이 회사 오노데라 다다시 사장은 “우리 제품이 원세그 모델의 표준이 됐다”며 “매월 출시되는 약 1500만대의 휴대폰 중 70∼80%를 원세그 모델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도코모는 2∼3월에 걸쳐 원세그폰 3기종을 출시했고 소프트뱅크도 신기종을 추가하는 등 이동통신 업계의 출시 경쟁도 과열 양상이다.
한편 KDDI와 TV아사히가 지난해 말 발표한 공동 조사에 따르면 원세그폰을 보유한 소비자의 53%가 월 1회 이상 원세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대별로는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자택에서 시청하는 이용자가 많았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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