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기술`정해놓고 맞춤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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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27일 발표한 ‘부품소재 기술로드맵’은 그동안 응용기술·따라잡기 위주의 개발에서 벗어나 중장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짜낸 전략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정책방향과 차별화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산·학·연 전문가 의견수렴과 기획위원회 검증을 거쳤고 그 결과물로 이번에 120대 부품소재 집중 육성 분야를 도출해 냈다.

 산업자원부는 이 로드맵 구현을 위해 향후 10년간 정부 예산 1조2700억원 등 모두 1조70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꼭 필요한 기술을 정해 놓고 맞춤형 타깃 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원천 부품소재 기술이 중요=우리나라 산업·무역에서 부품의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자 수출 중 부품 비율은 2004년 35.6%, 2005년 39.8%, 지난해 47.9% 등으로 확대돼 왔고 올해는 55.1%(733억달러)로 늘어 사상 처음으로 완제품 부문(44.9%)을 추월할 전망이다. 우리가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하는 주된 이유다.

 전자부품연구원의 서경학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단기 사업화 과제 중심으로 R&D를 운영할 경우 부품소재 강국 진입과 핵심 부품소재의 대외 의존도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며 “따라잡기식 기술개발에서 벗어나 중장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전략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20대 집중 분야 선정=정부는 집중 발굴이 필요한 기술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부품소재 강국인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 등 후발국과의 기술격차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취약한 분야로 꼽히는 소재에서는 최장 10년의 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을 신설해 대학·연구소 중심의 선행 연구에 집중키로 했다. 정부가 먼저 기업이 꺼리는 원천소재 개발에 나서고 이후 기업들이 실용화 개발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특징이다.

 부품요소기술은 국내 주력 제품의 핵심부품을 세계 일류로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규제 장벽에 대응하는 것도 주요 방향으로 꼽힌다. 차세대 모듈부품에서는 5년 내 세계 시장 진입이 가능하고 부품소재 중핵기업 발전에 적합한 모듈부품 기술 개발에 치중키로 했다.

 ◇기대효과=‘차세대 영상화 고분자필름 광학특성 제어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2015년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소재 세계 시장의 40% 점유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 ‘통방융합 모바일 다기능 단일패키지 모듈개발’ 과제는 고속 근거리통신·방송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하나의 칩에서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단일 기술만으로 15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종립 산자부 부품소재총괄팀장은 “대일본 부품소재 적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대일 의존도가 점차 개선되는 추세”라며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부품소재는 물론이고 다양한 완성품의 국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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