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비즈니스 `열린 모델`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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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서비스·이용자 환경을 모두 개방하고 공유하는 웹2.0 환경의 급부상 속에 온라인게임이라는 고착된 한국형 비즈니스모델에 안주하고 있는 게임업계에 위기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게임업계에는 3D 가상세계 게임 ‘세컨드라이프(www.secondlife.com)’가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예를 들어 웹2.0 게임비즈니스 모델의 제시와 이를 통한 시장확대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게임이 기존의 온라인 게임의 성공에 안주할 경우 개방·공유·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웹2.0 시대의 추세에 뒤지면서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린든랩의 아이디어가 우리 온라인게임업계의 ‘아이템판매’와 ‘월정액제 모델’ 등 과금모델을 원용한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와 업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게임업체 폐쇄성 발목=최근까지 한국 유수의 게임·포털업체가 잇따라 린든랩을 방문해 사업 제휴 또는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업체가 하나 같이 ‘플랫폼 독점권을 인정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방과 공유를 모토로 하는 린든랩으로서는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주장이었다.

‘세컨드라이프’는 3단 개념으로 설계돼 있다.

플랫폼을 가장 밑단으로 그 위에 미들웨어, 또 그 위에 서비스가 올라가 있는 구조다. 플랫폼은 린든랩이 소유권을 갖돼 2·3단의 미들웨어, 서비스는 사업자든 개인이든 누구에게든지 열려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한국 게임업체가 기획·시나리오·콘텐츠에서부터 서버단까지 전체를 폐쇄적 소유 구조로 누리고 있을 때 웹2.0 진영은 ‘열린 소유 구조’로 무섭게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가 만든 비즈니스모델로 성공 신화=사실 ‘세컨드라이프’에 통용되고 있는 아일랜드분양과 같은 수익모델은 한국 온라인게임이 아이템판매로 먼저 상용화시킨 모델이다.

‘세컨드라이프’에서 기업형 이용자들이 월 총 거래금액의 5∼10%를 납부하는 것은 한국형 온라인게임의 월정액제 모델과 유사하다.

이처럼 한국 온라인게임이 먼저 성공시킨 과금모델을 미국 린든렙은 미국시장으로 가져가 가장 미국스러운 온라인사업에 적용시킨 것이다. 한국 게임업계가 놀라는 것은 전세계 사람들이 적절한 환경과 조건만 제공되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

◇ 2.0형 게임 설계·기획 서둘러야= 지금 같은 한국형 온라인게임은 앞으로 하나의 완성형 제품으로 팔리기 보다는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가상세계 안에서 거래되고 서비스될 수 있다.

2.0 환경에 맞춘 게임 설계와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정현 교수는 “‘세컨드라이프’의 아류작이나, 그 비슷한 서비스는 통할 수 없다”며 “전혀 새로운 2.0시대의 온라인게임 모델과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한국 업계에 던져진 생존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