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윤백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공조개발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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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에어컨은 진화를 거듭합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입니다.”

 윤백(47)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공조개발팀 상무에게 2007년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에어컨 개발을 책임지는 그의 어깨가 어느 해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삼성전자 수원 사무실에서 마주한 윤 상무의 얼굴에는 지난 1월 삼성전자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보았던 들뜬 표정 대신 다소 결연함이 묻어났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전세계 가전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늘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 부문이 총괄 조직에서 사업부로 축소된 이후 ‘수익성 확보’가 ‘0순위’ 과제가 떠오르면서 그에게도 원가절감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다. 생활가전 3대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에어컨의 성공 여부가 그의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윤 상무는 에어컨 개발에 관해서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11년간 삼성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총괄 공조시스템개발팀 수석연구원, 2003년 이후 공조개발팀 임원과 연구위원, 이것이 그의 삼성전자 이력의 전부다. 그만큼 에어컨 한 우물만 팠다.

 “최근 에어컨 원가 절감의 가장 큰 화두는 글로벌 아웃소싱과 교체 소재 개발입니다. 실질적인 성과들도 하나둘 제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에어컨 열교환기 소재인 동 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윤 상무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올해 신제품부터 동 대신 알루미늄을 소재로 사용한 열교환기를 선보인 것이다.

 윤 상무는 “알루미늄 열교환기를 전문 기업으로부터 아웃소싱함으로써 실외기 크기가 축소되고 공정 완전 자동화도 가능해졌다”며 “기술 개발로 인해 원가 절감은 기본이고 제품의 형태와 기능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 소재 개발에 대한 그의 관심은 유별나다. 지난 98년 ‘룸에어컨 효율향상을 위한 R-410A 적용기술’로 과학기술부 국산신기술인정서(KT마크)를, 2001년에는 ‘대체냉매 R-410A를 적용한 에어컨 개발’로 대한설비공학회 기술상도 받았다.

 올해는 인버터 기술에도 큰 기대를 걸었다.

 윤 상무는 “에어컨 효율을 향상시키고 소음을 절감하는 인버터 기술이 과거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인버터가 적용된 23평형 스탠드형 제품의 경우 전기요금을 78%까지 절감해준다”고 강조했다.

에어컨 예약 판매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성과는 만족할 만하다는게 윤 상무의 평가이다. 기술 혁신에 대한 밤낮없는 고민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한바탕 예약 판매 전쟁을 치렀지만 본격적인 에어컨 생산을 앞두고 수원과 광주 공장을 오가며 제품 개발과 생산 간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힘을 쏟는다.

 내주 초에 열리는 시스템 에어컨 발표회도 중요한 일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 에어컨과 홈멀티 에어컨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홈멀티 에어컨 수요는 20∼30%에 달했지만 올해는 보급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에어컨 전문가인 그가 생각하는 ‘미래 에어컨’의 모습을 물었다.

 “에어컨 기술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동일한 수준입니다. 그만큼 느린 속도로 발전해 왔죠. 그래서 이제부터 할 일이 더 많습니다.”

 에어컨에 대한 그의 열정 역시 당분간 현재진행형일 듯하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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