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생산에 새로운 개념의 ‘엔드팹’ 공정이 도입되면서 생산성 향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엔드팹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에는 해외업체까지 도입 움직임을 보여 조만간 전 세계적인 생산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엔드팹’이란 반도체 전공정을 일괄 처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전공정의 마지막 25∼30% 단계’인 메탈공정만을 별도의 팹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엔드팹은 반도체 생산에서 병목이 발생하는 부분을 집중 관리,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별도 팹을 짓지 않고 기존 팹을 활용할 수 있어 적은 투자로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이래 그 실효성이 입증되면서 삼성전자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200㎜ 공정뿐 아니라 300㎜ 공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생산효율을 1.5배 이상 높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근 300㎜ 라인인 M10의 엔드팹으로 M10E를 가동하는 등 엔드팹 설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200㎜와 300㎜ 혼용라인으로 운영하던 11라인의 일부를 엔드팹으로 설계 변경하면서 적은 투자로 높은 증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화성 300㎜ 팹인 12·13라인이 정상 가동되면서 처리시간이 30% 이상 더 소요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메탈공정만을 11라인을 엔드팹으로 전환했다. 엔드팹을 활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약 30%의 증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추산이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만 엔드팹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공정혁신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형 엔드팹에 대한 해외 경쟁사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어 ‘엔드팹’이 전 세계 업계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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