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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 누가 디자인한 걸까.’
유경테크놀로지스의 ‘빌립 P2’ 사용자라면 한번쯤 품었음직한 궁금증이다.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현존하는 휴대형멀티미디어재생기(PMP) 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히는 이 제품은 바로 매직박스의 서인석 제품디자인팀장(37)의 손에서 탄생했다.
유경의 PMP와 내비게이션 제품 뒷면에는 ‘디자인드 바이 mb’라는 로고가 찍혀있는데, mb란 바로 유경의 디자인 자회사인 ‘매직 박스’를 말한다. 조그만 중소 제조업체에 디자인 자회사 자체가 생경스럽다. 제품 디자인은 대부분 외주로 해결하는 게 국내 제조업계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급 아트디렉터를 포함, 총 12명의 디자이너가 제품은 물론이고 포장과 웹사이트·광고 등 유경의 모든 디자인을 총괄한다.
그 가운데 제품디자인팀을 맡고 있는 서 팀장은 P2 이전 모델인 P1과 내비게이션 N70 등을 모두 디자인했다. “‘빌립’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타사 제품과는 달리 유선형의 유려한 곡선을 살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유경이 제품 디자인에 소요하는 기간과 비용은 타사 대비 3∼4배 이상이다. P1의 경우 보통 1∼2개 만드는 모크업(제품모형)을 7개나 제작했다.
“성능이 디자인을 못따라 올 때 안타깝습니다. P1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P2때는 기능 설계에 디자인의 많은 부분을 양보했습니다. 안테나도 그렇고….”
서 팀장은 지금도 ‘P2 디자인중 한 가지만 개선하라’면 DMB 수신 안테나를 꼽는다. 디자인 측면서 보면 이 안테나는 전체 라인을 헤친다. 내장(인테나)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제조원가 절감과 수신율 향상 등을 위해서는 안테나를 밖으로 빼야 했다. 급작스레 안테나 공간을 마련하다보니 터치펜 저장 공간도 없어졌다.
서 팀장은 “내달께 나올 N70 후속 모델과 하반기 출시 예정인 P3 역시 제품 컨셉트는 ‘심플’”이라며 “이를 위해 조작 버튼 등이 없어지고 상당 부분 화면상의 UI 등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5년제 디자인 스쿨인 ‘클리블랜드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CIA)’의 공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서 팀장은 미국 모토로라 본사 디자인팀과 삼성전자 디자인 협력사 등에서 휴대폰 디자인을 주로 해왔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사진= 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