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중복제거 기술, 백업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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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지 업체들이 중복 데이터 제거(디듀플리케이션) 솔루션을 속속 출시하면서 테이프 중심의 기존 백업시장에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MC·퀀텀코리아 등 스토리지 업계는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의 등장으로 테이프 중심의 백업시장에서 디스크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 이 분야 솔루션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백업시장의 법칙이 하나 둘 무너지면서 저장장치는 물론 백업SW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무너진 절대 법칙=디듀플리케이션은 수십년 동안 고정불변이었던 ‘디스크는 테이프보다 비싸다’는 상식을 깼다. 디스크용 백업 기술인 디듀플레이션은 원본 데이터를 블록 단위로 나누고 중복된 데이터를 제거함으로써 백업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알고리듬의 우수성에 따라 데이터를 20대 1, 50대 1, 300대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장 공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얼마든지 테이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디스크에 보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정화 한국EMC 상무는 “중복제거 솔루션은 디스크와 테이프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1위 아성에 도전=디듀플리케이션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한국EMC와 퀀텀코리아, 삼부시스템 등이다.

 한국EMC는 M&A를 통해 확보한 디듀플리케이션 솔루션 ‘아바마’로 시만텍코리아가 꿰찬 백업SW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한국EMC는 “본사의 레가토 인수 등으로 백업SW 1위인 시만텍(구 베리타스)에 도전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출시한 아바마를 내세워 백업SW 1위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퀀텀코리아는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와 디듀플리케이션 솔루션을 통합한 ‘DXi 시리즈’를 지난달 출시하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인수된 스토리지텍의 테이프 백업 아성에 도전한다. 스토리지텍이 기존 테이프 시장 지키기에 연연한 사이, 퀀텀코리아는 디스크 기반의 백업 시장에 진출해 덩치를 불려나가겠다는 것.

 정민영 퀀텀코리아 사장은 “미국 조사기관인 텐자그룹은 디듀플리케이션 솔루션이 2010년까지 연간 33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이 솔루션은 퀀텀이 종합 백업·아카이빙 업체로 성장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부시스템도 미국 세파톤이 개발한 중복제거 솔루션 ‘델타스토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과 비교해 25배 이상, 하드웨어 압축기능과 동시 제공될 경우, 50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같은 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철호 사장은 “델타스토어는 25일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디스크 공간에 250일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WAN 백업 시대엔 완전 세대교체=디듀플리케이션은 ‘데이터의 분산 저장(소산)은 테이프만이 할 수 있다’는 오랜 법칙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그동안 디스크에 저장한 데이터를 원격지에 분산 백업하려면 엄청난 네트워크 비용과 느린 백업 속도 때문에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디듀플리케이션이 데이터 용량을 줄여 적은 대역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정이 달라졌다. 광대역(WAN) 백업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실제 미국 버지니아 정부는 73개 지점을 운영하면서 DAS 방식의 테이프 드라이브에 직접 백업했으나, 최근에는 WAN(56k-TI)을 통해 73개 지점의 데이터를 중앙의 디듀플리케이션 서버로 백업한다. 서버 1대 복구에 6시간 걸리던 것이 45분으로 단축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기업 데이터의 60%가 원격지사 혹은 지점에 있다”면서 “오는 2009년까지 80%의 복구 작업이 디스크 백업을 중심으로 실행되면서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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