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e스포츠 방송 사업자 나올까?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계권을 둘러싼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MBC게임 양사 간 대립이 심화되고있는 가운데 제3의 중계방송사나 인터넷 채널이 나올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9일부터 3일간 열리는 협회 주최의 프로-아마추어 합동 경기 ‘제2회 KeSPA컵 대회’ 주관 방송사로 SBSi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SBSi와 곰TV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되며 17∼18일 SBS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주요 경기를 녹화 방송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IEG가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프로리그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협회와 방송사가 빚은 갈등이 KeSPA컵 중계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방송 채널의 다변화라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방송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두 방송사와 최대한 협력하려 했으나 시간에 쫓겨 다른 방송사를 선정하게 됐다”며 “게임 방송 관련 전문 인력을 최대한 활용,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 채널 가능할까=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프로리그 중계권을 놓고 협회와 대립을 벌이면서 CJ미디어와 SBS 등이 가능한 대안으로 간주된다.

 올해 KeSPA컵 주관을 맡은 SBSi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제 게임 대회인 IEF의 중계 계획을 갖고 있다. 직접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슈퍼파이트’를 개최하는 CJ미디어도 게임 채널 설립설이 꾸준히 도는 등 게임 분야에 관심이 높다.

 그래텍의 동영상 서비스 곰TV도 e스포츠 콘텐츠의 주요 유통 경로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아직 역량 부족=물론 아직까지는 게임 방송을 기획하고 키워 온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역량과 인프라는 무시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 방송과는 다른 게임 방송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노하우를 비롯, 지속적 중계를 위한 전용 경기장과 방송 제작 시설 등에 적잖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BSi 관계자는 “이벤트성 대회 외에 대규모 투자를 요하는 게임 방송 진출은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CJ미디어도 기존 채널에서 게임 콘텐츠를 최대한 소화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최근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들의 채널 송출을 제한하는 방송법 개정안 등 규제 문제가 얽혀 게임 사업 진입이 쉽지 않다. 협회도 양 게임 방송사를 우선 협상 대상으로 삼고 접촉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게임 방송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다. 팬들에 대한 고려 없이 협회와 방송사의 이해 관계에 따라 방송사 선정이 이루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를 키우기 위한 중계권 논의가 방송사와 협회 간 다툼으로 번졌다”며 “임박한 프로리그 일정을 감안, 파행은 막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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