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이 차세대T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추진해 온 ‘표면전도형 전자방출 디스플레이(SED)’ 사업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로이터·보스턴글로브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논이 SED 기술 제휴 업체인 나노프로프라이어터리와의 소송에서 패해 SED 생산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파문의 진원지는 캐논이 지난 2004년 도시바와 공동 설립한 ‘SED주식회사’.
캐논은 SED 생산을 위해 1999년 나노프로프라이어터리와 특허 라이선스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캐논이 아닌 합작사에서 이용되면서 나노프로프라이어터리가 계약 위반이라고 제동을 건 것.
기술 이전 여부가 판가름날 소송에서 법원은 나노 측 손을 들어줬다.
미국 텍사스주 서부 연방법원은 캐논이 SED를 생산하기 위해 도시바와 합작사를 설립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이미 나노 측은 SED주식회사가 캐논의 자회사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바 있지만 이번에 쐐기를 박았다.
텍사스 연방법원은 또 “캐논의 계약 위반에 따라 나노프로프라이어터리가 1999년 캐논과 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덧붙여 나노 측이 기술 제공을 철회함으로써 이미 수백억엔을 투자한 SED 사업이 완전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양 사는 새로운 협상을 재개할지, 아니면 계약을 파기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파문은 캐논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SED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던 도시바가 이미 발을 뺀 상태인데다, 경쟁 제품인 LCD와 PDP는 기술 발전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캐논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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