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과 전자부품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주요 디지털 전자제품과 전자부품 각각 15개의 기술 경쟁력 수준과 국산화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결과 산자부는 우리나라 디지털전제제품의 기술력은 전년보다 평균 5∼10% 향상되는 등 긍정적 부분이 많지만 세트에 비해 취약한 전자부품에서의 국산화율과 경쟁력을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산자부 김성진 디지털융합산업팀장은 “이번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시장성과 기술력 등을 고려해 품목별 경쟁력이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원칙에 입각해 전략적인 개발분야를 집중 지원해 세계적인 선도 기술을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술경쟁력 수준은 품목별로 세계최고 기술국을 기준치 100%로 놓고 평가했다.대부분 미국과 일본이 해당한다.
<> 완성품 부문
전략 품목인 LCD TV와 PDP TV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치열한 경쟁과 지속적인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비 절감과 기술개발 노력으로 기술력과 국산화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과 PMP 등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트북은 가격 경쟁 격화에 따라 외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PDP·LCD TV 기술력 최고, 국산 비중 높아져= TV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주력하는 LCD TV와 PDP TV의 기술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고 제조원가 가운데 국산 부분품 채용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조사결과 LCD TV는 국산화율이 88%로 지난해 81%보다 개선됐다. 최고 선진기술국(일본)을 100%으로 놓은 기술력 수치에서도 92%를 기록, 전년보다 2%포인트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CD패널과 백라이트유닛(BLU) 제조기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술수준 100%를 기록했다.
PDP TV는 부품 국산화율이 90%, 기술수준지표는 91%였다. 이는 지난해 86%, 90%보다 소폭 개선된 수치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술경쟁력과 국산화율은 그 수치가 높아질수록 개선되기가 매우 힘든 부분”이라며 “국가 주력 전자제품의 기술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CRT TV는 기술수준이 98로 최상위권에 이르고 있지만 부분품 국산화율은 81%로 전년 94%에 비해서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션 TV는 기술수준 81%, 국산화 채용률은 52%에 그쳤다.
◇휴대폰 고급 기술경쟁력 최고= 휴대폰은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최상위권인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보급형의 경우 기술력은 96%, 고급형 제품의 경우 기술수준이 100%로 조사됐다.
높은 기술경쟁력에도 불구,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은 69%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주요 구성품인 디스플레이 모듈, 카메라모듈, 배터리 모듈 등에서 모두 100%에 국산부품을 채용하고 있지만 제조원가의 25%를 차지하는 베이스밴드모뎀은 퀄컴에서 수입하면서 국산 채용이 전혀 없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원천기술 로열티 및 특허권 문제로 퀄컴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분야다. 메모리는 도시바 등에서 일부 수입하면서 국산 채용률이 70%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PMP가 기술수준이 100%에 해당하는 품목으로 꼽혔다. DMB 단말기와 DVD리코더도 기술력이 각각 95%, 97%에 달하는 경쟁력을 갖춘 품목으로 꼽혔다.
◇홈네트워크 서버·홈게이트웨이 등은 기술 격차= 최근 부상하고 있는 홈네트워크 서버와 홈게이트웨이의 경우 주요 제품 가운데 미국·일본 등과 가장 큰 기술격차가 있는 분야로 꼽혔다. 홈네트워크 서버와 홈게이트웨이의 기술수준은 각각 55&, 68%에 그쳤다. 이들의 국산부품 채용률 역시 전년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45%, 3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노트북PC는 기술수준이 80%에 달하고 있지만 국산부품 비중은 44%에 불과했다. 디지털 셋톱박스도 기술력은 95% 수준으로 최상위권이지만 국산부품 비중은 45%에 그쳤다.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 역시 기술력 80%에 비해 국산부품 비중은 45%로 낮은 편이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술수준에 비해 국산화채용률이 낮은 것은 주요 생산업체가 글로벌 생산 및 구매체계를 갖추면서 범용부품 및 소재에서 중국 등 수입품을 대거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부품 부문
전반적으로 부품은 완성품에 비해 기술경쟁력이나 국산 부분품 채용률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일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며 디지털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정부가 부품·소재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전 분야에 걸쳐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췄고 국산화율이 높은 부분으로 꼽혔다. 반면 2차전지와 무선통신모듈 등은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분야로 꼽혔다.
◇디스플레이 부품, 기술에 비해 국산화율은 낮아= TV나 모니터의 주요 부품이 되는 디스플레이 부품의 경우 기술력은 높지만 국산 구매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완성품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전자부품의 경쟁력이 중요하며, 부품의 밑단에서 활용되는 소재와 부분품의 국산화 비중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PDP는 기술수준은 85%로 전년 70%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됐지만 국산 부분품 채용은 여전히 56%에 그쳤다. OLED 역시 기술수준은 91%로 최상위에 포함됐지만 국산화율은 50%에 그쳤다. LCD 드라이버 IC(LDI)도 기술수준 100에 비해 국산화율은 54%로 크게 낮았다. 그나마 TFT LCD만이 기술력은 76%, 국산화율은 82%인 정도다.
이는 PDP의 경우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유리기판(0%), 19%를 차지하는 전극재료(40%) 등의 국산화율이 낮기 때문이다. OLED도 기판재료(5%), 발광재료(15%) 등을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LDI의 경우도 기능재료·실리콘웨이퍼의 30%, 패키징 재료·구조재료의 56·만이 국산품을 활용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기술력 최고·국산화율도 으뜸= 플래시메모리는 조사대상 4개 품목 모두 기술력이 100%로 세계 최고에 올라 있다. USB 메모리와 SD카드 등 조사품목의 국산화 채용률은 모두 95%를 넘겼다. 플래시메모리의 핵심부분품 가운데 컨트롤러를 제외한 대부분에서 국산 구성품이 활용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메모리 집적도 △반도체 패키지 △처리속도 증가기술 △상품슬림화 기술 등 4개 항목에서 모두 기술력 10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카메라 모듈의 경우는 기술수준이 전년 55%에서 지난해 말 기준 85%로 기술력이 크게 향상된 분야다. 국산화율도 33%에서 89%로 큰 폭 개선됐다. BLU의 경우 기술력은 92%, 국산화 비중 역시 89%로 매우 안정적인 아이템으로 꼽혔다. 이동통신용 안테나도 기술력 90%, 국산화비율 100%에 올랐다.
◇기술격차 더 좁혀야할 2차전지, RFID= 리튬2차전지는 우리나라가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관심을 높이고 있는 분야지만 아직은 격차를 더 좁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리튬이온전지의 기술력은 75%, 리튬폴리머전지는 60% 수준으로 조사됐다. 각각 이들의 국산화율도 아직은 32%, 18% 수준에 그치고 있다. 리튬폴리머전지의 기술력 세부 항목에서 부품소재기술이 50%, 장비제조기술이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지 설계기술과 제조기술은 각각 90% 수준으로 평가됐다.
전자태그(RFID) 역시 기술력수준이 60%, 국산화율이 56% 수준으로 조사돼 시장의 높은 기대감에 비해는 아직은 개발할 분야가 많다는 지적이다. 세부 항목에서 케이블링 및 PCB기구물 설계기술은 90%에 올랐지만 리더 칩 기술과 물류유통 EPC서버 기술은 기술력 수준이 50%, 40%에 그쳤다.
이밖에 근거리 통신모듈인 초광대역(UWB)와 지그비(ZigBee)의 경우 기술력이 각각 65%, 75% 수준으로 조사됐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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