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한농·동부일렉 흡수합병 배경과 전망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합병, (주)동부로 다시 태어난다. 동부한농(대표 내정자 차동천 현 동부정밀화학대표 www.dongbuchem.com)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동부일렉트로닉스(대표 오영환 www.dongbuelec.com)를 흡수 합병하는 결의를 했다.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양사의 합병이 최종 승인된다. 새 합병법인은 5월 1일부로 (주)동부로 사명을 변경해 출범하게 된다. 존속회사인 동부한농은 소멸회사인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일체의 권리 의무를 승계한다. 주식교환비율은 동부한농 한 주에 동부일렉 0.1022758로 결정됐으며, 동부일렉 주주들은 이 비율에 따라 동부한농이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왜 합병하나=동부한농 측은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자재료를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야한다는 판단 아래 반도체파운드리업체인 동부일렉을 흡수합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바이오 생명공학과 반도체사업을 그룹의 핵심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고자하는 동부그룹의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빈약한 설명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전자재료와 반도체 파운드리사업은 첨단 업종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서로 시너지가 날 만한 부분은 많지 않다”며 “세계적으로 반도체 파운드리회사가 재료분야를 겸업하는 사례는 찾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동부한농과 동부일렉은 모두 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만약 시너지를 기대할 부분이 있다면, 구태여 합병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없더라도 협력은 가능하다. 일각에선 이번 합병을 반도체 파운드리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견해도 나왔다.

◇합병효과는=이번 합병으로 신설법인 (주)동부는 현재와 미래의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동부측은 설명했다. 현재 견실한 흑자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동인이 부족한 동부한농과, 미래 가능성은 높지만 투자 여력이 없는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동부일렉은 지난해 3101억원의 당기순손실, 1908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계속되는 적자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반면 동부한농은 지난해 125억원의 영업이익과 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자재료분야도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하는 파운드리산업은 그 특성상 대규모의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 증권사 반도체분야 전문 애널리스트는 “동부한농은 보유한 투자자산가치가 1600억 수준으로 영업자산가치 보다 많아 이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잠재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혀 합병회사가 반도체사업을 드라이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동부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사업은 규모경제를 확보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내부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며 “이번 합병에 이어, 필요에 따라서는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추가 투자 방안 등이 발표되지 않아 속단할 수 없지만, 동부일렉의 적자규모가 너무 커 합병에 따른 시너지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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