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 가전 `드라이브`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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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보르도 TV’에 이어 정체된 생활가전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국내외 에어컨·세탁기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지난 수년간 수익성 악화와 매출 침체에 시달려온 생활가전 사업은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총괄조직의 위상이 사업부 단위로 축소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여타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에어컨·세탁기 시장을 목표대로 석권할 경우,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에는 새로운 성장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생활가전사업부 최대 과제로 국내외 에어컨·세탁기 시장 매출액 1위를 선언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과 세계 시장에서 반드시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며 “에어컨과 세탁기는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데다, 현재 경쟁사들과 비교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올해 최대 전략 품목”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 대다수 제품들은 LG전자와 근소한 차이로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에어컨·세탁기는 눈에 띄게 뒤처진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에어컨·세탁기를 합쳐 총 7300억원의 매출에 그쳐 한해 통틀어 1조원 정도에 그친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도 에어컨과 세탁기는 냉장고와 더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대 생활가전 품목이나 삼성전자는 세계 5위권에도 들지 못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세계 최대 에어컨·세탁기 시장인 미국에 사실상 지난해 처음 본격 진출한뒤 올해부터 현지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미주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은나노 세탁기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다 차별화된 기능성과 디자인도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지금까지 스탠드형 에어컨에 주력하면서 창문형 에어컨 판매비중이 높은 미국·중국 등 거대 시장을 놓쳤다고 판단, 주력 모델인 시스템 에어컨과 더불어 이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창문형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프리미엄급 세탁기와 시스템 에어컨 등 고부가가치형 제품에 집중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와 수익성을 함께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도 저가 제품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판매량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적어도 매출 측면에서 세탁기와 에어컨 시장을 한번 잡아보겠다는 의욕”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