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베스트덴키 상륙…전자유통 시장의 변수로

 일본 양판점인 베스트덴키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가전 및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들도 앞으로 불러올 파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통 시장이 변화하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조사들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거대 제조사가 직접 전속유통을 갖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제조사 중심 유통 구조에 변화가 올지도 관심거리다. 또 베스트덴키가 일본 유통점이기 때문에 앞으로 소니·파나소닉·샤프·도시바 등 일본 종합가전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일본 5위의 한국시장 도전=베스트덴키는 매출 3613억엔(2006년 2월 결산) 규모의 일본 5위 양판점이다. 1953년 설립된 이래 일본에 600여 점포를 보유 중이다. 후쿠오카에 본사가 있어 도쿄 지역에선 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말 도쿄 지역에 17개 점포를 가진 양판점인 사쿠라야를 인수했다.

 일본 양판점 중에선 유일하게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1986년 싱가포르 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1987년 홍콩, 1994년 말레이시아, 2005년 대만, 2006년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6개국에 32개 점포를 출점했다. 7번째가 우리나라인 셈이다.

 후쿠모토 고우지 베스트덴키코리아 법인장은 “해외 매출이 300억엔 규모”라고 설명했다.

 ◇유통 시장의 변수=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속유통망인 디지털프라자와 디지털LG가 전체 시장의 50%를 장악하는 ‘제조사 중심 시장’이다.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은 20%대를 차지한다. 일단 베스트덴키가 2강 체제인 전문점 구도를 3강으로 바꿀지 주목된다.

 하이마트의 관계자는 “우리는 대상권보다는 지역밀착형이어서 베스트덴키와는 시장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덴키의 국내 공략은 1호점 출점 시기와 그후의 전략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일각의 예상처럼 장기적으로 주요 도시에 1000∼3000평 규모의 양판점을 지속적으로 출점할 경우 유통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다.

 또 국내 대형 가전 시장에서 파나소닉·도시바·샤프 등 일본 가전업체의 새로운 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사의 약점 중 하나로 삼성과 LG에 비해 유통 채널 경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점을 꼽는다. 베스트덴키가 일본 대형가전의 진입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러나 “베스트덴키가 진입해도 현재의 유통 구조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들에겐 험난한 길=베스트덴키의 진출은 폐쇄적인 국내 유통 시장에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베스트덴키가 실제 계획대로 무난히 국내 시장에 안착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테크노마트와 협력관계의 지속력 여부다. 본계약 때까지 두 회사 간 의견 차는 언제든 돌출될 수 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베스트덴키 한국점에 직접 납품을 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두 회사의 협력 여하에 따라 베스트덴키의 전략은 물거품이 될 개연성이 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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