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떠나는 우주훈련 너무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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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은 기본, 외국어는 필수.’

 지난해 8개월간 진행된 우리나라 첫 우주인 선정과정에서 ‘뚜껑’을 열고 보니 드러난 ‘우주인’이 갖춰야할 기본 요건이었다.

 지난 5일 러시아에서 의학 테스트를 마치고 돌아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기본 소양교육을 시작한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과 이소연(28·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박사과정)씨. 이들을 항우연 교육장에서 마주한 첫 느낌은 ‘건강미 만점’의 패기 넘치는 젊은이라는 것이다. 고산씨는 평소 복싱과 등산, 이소연씨는 마라톤과 수영 등으로 단련해 와 “건강에 관한 한 자신 있다”고 이구동성 말했다.

 고산씨는 “그렇다고 ‘슈퍼맨’이라는 말은 아니다”며 “평소 체력 관리를 충실히 해왔기 때문에 따로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왜 그들이 우주인으로 뽑혔나=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우주인이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아니라, 평소 관리해온 체력과 무엇이든 ‘잡으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적극성, 그리고 탁월한 외국어 구사 능력으로 요약된다.

 고산씨의 경우는 카추샤 출신이어서 영어가 능통하다. 중국어도 한영외고 시절 3년간 공부해와 수준급이다. 이소연씨는 영어에 자신이 있다.

 특히 우주 상공에서 18개에 달하는 과학 실험을 진행하다 보니,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없인 미션을 달성하기 어렵다. 이공계 출신에 과학도가 선발된 이유이기도 하다.

 “나중에 우주인은 전문적인 직업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체력과 언어능력 외에도 분야별 전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 두 우주인이 내다보는 미래의 우주인 상이다.

 ◇두 명 알고 보니 상호 보완관계=이들 두 우주인의 성격은 재미있게도 서로 보완관계다. 고산씨의 성격은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이다. 매사 목표가 뚜렷하다. 이에 반해 이소연씨는 20대 후반답게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다. 거침이 없다. 이미 연장자인 고산씨는 ‘오빠’로 통했다. 그만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현재 가장 아쉬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고산씨는 “1개월 후면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로 훈련을 떠난다. 떠나기 전까지 러시아어를 공부하는데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소연 씨는 “학위를 다 하지 못한 것과 친구들과 지키지 못한 여행약속이 참 아쉽다”는 말이 즉각 튀어 나왔다. 거부감 없는 20대의 발랄함이다.

 이들 두 명은 때론 난해한 질문도 임기응변으로 적절히 대응한다. 사진 포즈는 자연스러움이 몸에 이미 뱄다. 내재적으로 ‘끼’인 ‘스타성’이 내재돼 있다는 말이다.

 이들 두 사람에게는 특히, 공통점이 하나 있다. 경제적으로 그리 부유한 집안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고산씨는 이소연씨의 장점에 대해 “몸이 튼튼한 것 같다”고 했고, 이소연씨는 고산씨에 대해 “차분하고 안정된 부분이 좋다”고 칭찬했다.

 ◇우주인 훈련 여전히 험난=지난 1개월간 두 우주인은 러시아에서 의학 테스트를 받았다.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우주 상공에서의 질병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것.

 고산씨는 “러시아의 의학수준이 생각보다 높다는 느낌”이라며 “특히 유리 가가린 시절부터 우주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이 아직도 함께 일하고 있는 모습은 신선했다”고 설명했다.

 “돈을 아무리 줘도 최대한 적게 가르쳐 주려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러시아가 부국이 되면 절대 팔지 않을 기술과 노하우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들 두 우주인이 귀국 예정인 지난 1월 말을 넘기고 1주일 늦어졌던 것은 ‘별것 아닌 감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러시아가 철두철미하게 우주인에 대한 테스트가 엄격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음 달이면 다시 러시아로 떠난다. 1개월간 현지 적응 훈련을 거친 뒤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1년간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을 받게 된다. 본 게임인 국제 우주정거장 체류는 내년 3∼4월께로 일정이 잡혀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우주인 배출 사회경제적 효과는

 과기부와 항우연이 추진하고 있는 우주인 사업의 경제적 효과가 투입예산 260억원 대비 18배나 되는 47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우주정책포럼과 국방안보포럼이 6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신세계홀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을 기념해 마련한 ‘우주정책포럼’에서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우주인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전국 성인 남녀 1360명을 대상으로 이항선택형 설문조사법(CVM)을 통해 이 같은 경제 가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설문자를 대상으로 이번 경제적 가치 산출에서 우주인 사업을 통해 증대되는 효용에 대해 대가를 어느 정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 평균치를 성인의 규모에 곱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우리 나라 우주인 사업에 대해 10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설문 응답자는 전체의 15.9%인 216명이었으며,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나온 5만 원 지불이 전체의 17.8%인 242명이었다. 또 최고액인 10만 원의 경우도 16.6%인 226명이나 됐다.

 허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표본 평균값 1만3947원을 얻어 우주인 배출 사업을 위해 예산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평균적인 경제적 가치로 4782억3만2000원이라는 값을 산출했다.

 이외에도 허 교수는 과학기술적 효과로 우주인 선발과 훈련, 우주비행, 과학실험을 통해 기본적인 유인우주기술 확보와 청소년의 수학, 물리, 화학, 천문 우주 등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 유발을 꼽았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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