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의제 사장 사의 하이닉스반도체
하이닉스반도체 우의제 사장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3월 임기를 끝으로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의제 사장이 측근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힌 사임의 변은 ‘회사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고 경영도 안정이 된 만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이다. 한 측근은 “주위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날 것이라는 말은 최근 했다”며 우 사장의 사임 변을 뒷바침했다. 연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던 우 사장의 이번 ‘용퇴’ 발표는 이천 공장 증설·채권단 지분매각 등 현안이 산적해 있고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전격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하이닉스반도체 행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설공장 입지선정 바뀌나=하이닉스의 현안은 크게 신설공장 입지선정과 새주인 찾기다. 일각에서는 이 두 현안으로 인한 정부·채권단 등과의 불협화음으로 우 사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신설공장 입지 선정. 그동안 이 문제로 정부·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워온 우 사장이 연임을 포기한 만큼 과연 어떻게 처리될지, 또한 변화가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부지 선정을 3월 결정될 후임 사장에게 미룰 경우 투자 실기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 사장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경우 우 사장이 정부가 원하는대로 신설공장을 청주로 점찍을 지, 아니면 하이닉스에 도움이 되는 더 나은 곳을 선택할 지가 문제다. 우 사장이 새공장 입지와 관련해 정부·채권단과 대립해온 만큼 물러나는 마당에까지 청주가 아닌 다른곳을 선택해 후임 사장에게 부담을 지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사장이 본인의 뜻에 반하는 ‘부담스러운 결정’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채권단이 선임한 후임 사장이 우 사장처럼 청주가 아닌 곳을 선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부지선정 문제는 우 사장의 퇴진으로 청주로 굳어질 공산이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현안인 지분매각을 통한 새주인 찾기는 우 사장이 한 달 남짓 남은 임기기간내에 처리할 가능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후임 사장으로 바톤이 넘겨질 것이 확실시 된다.
◇포스트 우의제는=하이닉스는 시가 총액이 14조원을 넘는 거대 기업이면서도, 채권단이 절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인 없는 기업이다. 하이닉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외환은행 등 채권단 추천을 포함한 사외이사 7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있다. 채권단·정부·정치권·노조를 포함한 회사 임직원 등 복잡한 함수관계가 CEO 인선에 언제든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포스트 우의제가 누가 될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우선 반도체산업과 회사 흐름을 잘 아는 내부 인사의 승진이 거론되고 있다. 내부 임원으로는 김대수 부사장(영업본부장)과 오춘식 부사장(개발생산총괄본부장), 권오철 전무(전략기획실장), 최진석 전무(제조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인사 가운데는 반도체를 누구보다 많이 경험한 경력과 산업계 영향력이 높은 진대제 전 전통부 장관이 유망 후보다. 또 전직 하이닉스반도체(현대전자산업) 부사장 출신인 오계환 현 u-IT클러스터추진센터 센터장도 과거 현대전자 반도체부문장 경력이 작용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도 중앙정부 장차관출신 관료와 정치권 인물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에서는 하이닉스 부활을 선도한 것이 기존 상식을 깨는 ‘제조혁신’에 있었다는 점과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부보다는 내부 실무부문 임원 승진 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후보군에 대해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다만 하이닉스를 이끌 충분한 역량이 있는 사람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물러나는 우의제 사장은=우 사장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근무했던 경험으로 하이닉스와 인연을 맺었다. 외환은행 행장 직무대행을 끝으로 33년 은행원 생활을 마치고 2001년 하이닉스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이듬해인 2002년 7월 박종섭 사장 후임으로 하이닉스 사장에 취임했다. 회사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시기, 우 사장의 역량은 구조조정과 대외업무에서 발휘됐다.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워크아웃 졸업을 당초 예정보다 1년6개월 앞당겼으며, 지난해에는 하이닉스를 2조원 순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