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이 진짜 아파트를 닮아가고 있다. 요즘 아파트형 공장을 선택할 때 이왕이면 큰 평수, 기업비밀이 보호되는 독립식 설계구조를 선호하면서 마치 주상복합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의 고급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97년 처음 국내에 도입된 아파트형 공장은 전부 고시원(좌)처럼 칸칸이 병렬로 나눠지는 공간배치를 선택해왔다. 입주사의 형편에 따라 벽을 트고 실내공간을 조정하기에 가장 유리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시원 형태의 공간배치는 복도와 승강기, 화장실 등에서 경쟁사 직원들과 수시로 마주치기 때문에 기업활동이 외부에 노출되는 약점이 있다. 또한 수백평대의 넓은 평수를 임대할 경우 비슷한 규모의 전용사옥에 비해 아무래도 사무공간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에이스종합건설(대표 원수연)은 고급 아파트처럼 독립적이고 대형화된 구조를 채택한 아파트형 공장을 시공 중이다. 내년 3월 서울 구로 디지털 1단지에 준공하는 ‘에이스하이엔드 타워-Ⅱ’는 지상 5∼20층까지 한 층에 4개 회사만 입주하는 특대형 평수로 지어진다. 고급 아파트의 최고층 펜트하우스처럼 확트인 전망에 널찍한 사무공간, 전용 승강기 등을 채택해 전용사옥처럼 안정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사무공간을 큼직하게 배치한 탓에 한 동에 입주하는 회사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벌써 분양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아 대형평수 전용의 아파트형 공장은 무리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건물을 설계한 에이스종합건설의 서원범 차장은 “지난해 입주사 중에서 임대면적 500평이 넘는 경우가 27%로 늘었다”면서 “고객수요의 변화에 따라 향후 새로 짓는 아파트형 공장을 대형평수 전용으로 설계하는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에이스종합건설의 승부수는 다른 건설사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쟁사인 W건설의 한 관계자는 “요즘 아파트형 공장들이 주상복합 아파트와 유사한 설계구조를 채택하는 추세”라면서 우리도 새로운 컨셉을 도입한 아파트형 공장을 올해 중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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