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버지에 그 아들.’
지방 가전유통업계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매장 경영에 뛰어드는 2세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전국 가전 대리점 중 최근에 2세가 매장 경영을 맡았거나 이어받기 위해 준비 중인 곳은 줄잡아 50여개에 이른다. 특히 영남을 중심으로 지역 가전매장의 2세 경영 확산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국내영업사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그 수가 점차 늘더니 지난해 지방에서부터 유행처럼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남부지사에는 합천, 남해, 진주 도동 등 총 17개 대리점이 이미 2세 경영을 시작했거나 계획 중이다. 남부 52개 매장 중 30%에 해당한다. 또 LG전자 남부팀에도 10여개 대리점이 2세 경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역 매장에서 2세 경영 사례가 두드러진 것은 해당 지역에 터를 잡고 20년 이상 매장을 운영해온 50∼60대 점주가 유난히 많기 때문. 특히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신세대’인 2세들이 과거 회피 대상이던 대리점 경영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은 제품의 첨단·대형화에 따른 가전매장의 ‘고급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최근 3년새 지역 매장 크기는 평균 50평 안팎에서 100평을 넘었고, 200평 이상인 곳도 상당수. LCD, PDP 제품군에 인터넷냉장고와 드럼세탁기, 노트북 등으로 매장은 입구부터 내부 구석까지 화려함에 매출은 연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을 웃돈다.
오너 역시 ‘점포 주인’ 이미지에서 1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경영인’으로 인식되면서 소위 ‘폼나는 삶과 폼나는 직업’을 원하는 신세대에게 앉고 싶은 자리로 변모한 것이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안락점 이종대 사장의 아들 이성훈 씨는 “어느 순간 아버지의 일이 멋있게 느껴졌고 관심이 생겼다”고 하며 “일반 회사에 취직해 샐러리맨 생활을 하려 했는데 지금은 매장에서 일하며 판매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해부터 대리점 2세 예비경영인을 위한 전략적 지원에 나서 유통점의 2세 경영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점주 및 2세들이 원하면 삼성전자의 우수 매장에 인턴 형태로 입사해 현장 감각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익힐 수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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