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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갖가지 테마파크를 볼 수 있다. 그 소재도 다양하다. 꽃에서부터 나무·바위·돌 등 자연이 많다. 또 도깨비·아프리카·인형·허브·녹차 등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테마파크가 즐비하다. 어림잡아 50개가 된다고 한다. 그만큼 장사(?)가 된다는 얘기일 것이다.
캐릭터 분야에서 곰 인형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가 있다. 이곳저곳 둘러봐도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구경꾼이 많은 걸 보면 다행인 성싶다. 이를 미뤄 예측하건대 테마파크는 캐릭터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충분한 잠재가치를 갖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디즈니랜드나 롯데월드와 같은 매머드급 테마파크가 아니어도 좋다. 찾아오는 고객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안겨주면 된다. 여기에 교육적인 요소까지 가미하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놀고 즐기면서 교육효과까지 얻어 갈 수 있는 테마파크라면 그야말로 고객의 발길을 묶어 두기에 충분하다.
소비자의 욕구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참으로 요구사항이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과히 하이컨셉트 시대라 칭할 만하다. 하이컨셉트 시대 6가지 요소인 △디자인(design) △이야기(story) △조화(symphony) △공감(empathy) △놀이(play) △의미(meaning)를 잘 엮어 만든 테마파크는 소비자에게 캐릭터를 어필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피혁제품 전문회사 쌈지는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에서 ‘딸기가 좋아’라는 테마파크를 운영 중이다. 채 3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월 3만여명이 입장한다. 일본에서 잘 알려진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테마파크에 월 2만여명이 입장한다고 하니 놀라운 수가 아닐 수 없다.
테마파크의 주인공 캐릭터 ‘딸기’는 지난 97년 처음 상품으로 출시돼 선보였다. 올해로 열 살이 됐다. 그동안 문구·팬시·잡화·생활용품 등 2000여종의 상품을 직접생산 유통해 오고 있다. 쌈지는 지난 2004년 6월 소비자가 직접 캐릭터를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를 오픈했다.
‘딸기가 좋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린이는 캐릭터와 함께 뛰고 만지고 뒹굴며 즐긴다. 또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에 따라 잠재능력을 발휘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직접 가방을 만들기도 하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수십명 작가의 작품도 한곳에서 감상한다. 각 작품은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체험하면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어른들도 추억에 잠겨 연신 카메라 셔터를 터뜨리느라 정신이 없다. 도시생활에 억눌려 잠시 동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금세 떠오르기라도 한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이렇듯 ‘딸기가 좋아’ 테마파크는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상상의 공간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딸기가 좋아’는 헤이리 예술의 마을에 포함돼 있다. 이곳은 마을 이름과 같이 미술·음악·영화·쇼핑·음식까지 적절히 혼재돼 예술의 상품화, 상품의 예술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은 그 자체만으로 예술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수십개에 이르는 건축물은 자태를 뽐내며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갖고 경쟁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따라서 예술의 마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변 딸기가 좋아, 통일동산, 영어마을을 묶어 한번 가볼 만한 곳으로 어느덧 명소가 됐다.
‘딸기가 좋아’는 ‘김해 문화의 전당’점에 이어 내년 1월 부산에 3호점 오픈을 목표로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이다. 개인의 감성과 호기심, 상상력을 놀이와 함께 발산하는 테마파크를 전국화하겠다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곧 중국에도 진출할 예정이어서 세계화도 머지않았다.
이 같은 캐릭터 테마파크 조성은 단지 쌈지만의 과제가 아니다. 캐릭터에 관여하는 모든 기업, 기관이 테마파크를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힘을 모을 때 속도를 더할 수 있다. 캐릭터 테마파크는 아직 동종업계는 접근조차 하지 않은 미개척지다.
따라서 국내 모든 캐릭터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테마파크 설립도 서둘러봄 직하다. 다행히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캐릭터 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다고 한다. 내년 주요사업으로 테마파크를 선정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하니 사뭇 기대가 된다.
◆이승재 쌈지 이사 sjlee@ssamzi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