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을 빛낸 인물](4.끝)부산·울산·경남

 한국 제2의 도시 부산과 산업수도 울산, 기계산업의 메카 경남을 잇는 동남권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비교·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권이다. 이에 걸맞게 학계에서는 고분자 등 차세대 신소재 관련 연구개발 성과가 다수 쏟아졌고 국가지정연구실 지정, 세계인명사전 등에서 많은 교수들이 이름을 올리며 지역을 빛냈다. 한국전기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계는 매달 굵직한 연구개발 성과를 뽐내며 첨단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지자체별 테크노파크와 전략산업기획단 등 지원기관은 중소기업 기술 상용화 및 성장을 견인하며 지역 산업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주목할 부분은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서 중소 벤처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특히 수출주도 기업이 지역을 넘어 한국을 빛냈고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한 여성기업인들도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학계=고분자 등 차세대 신소재 관련 연구개발과 다수의 국가지정연구실 지정, 그리고 세계인명사전 등재 등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상을 나타냈다.

 이광희 부산대 교수는 순수한 금속 성질을 지니면서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교수 연구팀과 아주대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이 네이처에 소개됐다. 기존의 전도성 고분자와 전혀 다른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폴리아닐린’은 높은 전기 전도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 계통 물질에서는 이례적으로 순수한 금속 특성을 나타낸다. 이 연구성과는 지난 14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4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대학 진성호 교수와 백점기 교수는 새로이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돼 부산대와 부산시의 대표적인 과학기술인으로 인정받았다. 부산대는 두 교수의 지정으로 기존 나노정보소재연구실 등 10개 NRL을 합쳐 모두 12개의 국가지정연구실을 갖게 됐다.

 하창식 교수는 ‘하이브리드형 나노기공구조재료의 신규 합성법’을 개발한 공로로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선정하는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전호환 교수는 2006년 한국과학재단 우수연구성과 50선에 선정됐고, 김광호 교수는 이달 초 하이브리드 소재 솔루션 국가핵심연구센터를 부산대내에 개소해 하이브리드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부품 제조 기술에 관한 핵심 원천연구에 나섰다.

 동아대학교 정영기 교수와 조영수 교수는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 ‘근정포장’과 ‘2006 한국생명학술상’을 각각 수상했다.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은 농림업 분야의 과학기술 개발·보급에 기여한 우수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정 교수는 2005년 APEC 정상회의에 건배주로도 사용된 기능성 주류 ‘천년약속’을 개발한 당사자다.

 경상대학교 박기민 교수와 남상용 교수는 세계적 권위의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후 과학기술인편’과 아시아편 2곳에 동시 등재됐고, 박 교수의 경우 영국 국제인명센터(IBC)가 발행하는 ‘21세기 뛰어난 과학자편’에도 등재될 예정이다.

 같은 대학의 이심성 교수는 무기화학 분야에서 최근 3년간 연구업적이 가장 우수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대한화학회 무기화학분과회 학술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울산대학교 권영중 교수가 내놓은 ‘선박속력 시운전 해석법’은 최근 국제표준법으로 채택돼 조선 건조량 세계 1위에 걸맞은 한국의 명성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연구소·지원기관=한국전기연구원은 매달 굵직한 연구개발 성과를 뽑아내며 기술개발을 주도했고 지역별 테크노파크와 전략산업기획단 등 지원기관은 기업 기술 상용화 및 중소기업 활성화에 앞장서며 지역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견인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기물리연구그룹 최영욱 박사 연구팀은 2년여의 연구 끝에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제조장비인 플라즈마 건(Plasma Gun)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PDP 제조업체는 핵심 장치인 이 플라즈마 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고가의 외국제품을 사용해 왔으나 이번 개발로 제품의 품질 향상은 물론 가격인하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원태 책임연구원은 디지털홈 및 전력사업장 네트워크 구축의 핵심장치인 전력선통신(PLC) 통합 게이트웨이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전력선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유무선 네트워크와 외부 망과의 상호 접속 기능을 제공하고 프로토콜이 달라 호환성이 없는 복수 통신망에 접속하는 프로토콜 변환 기능도 갖고 있다.

 또한 초전도응용연구그룹 권영길 연구원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용 초전도 마그네트 시스템을 덕성과 공동개발, 이를 LG실트론의 생산 공장에 설치해 우수한 품질의 실리콘 단결정을 생산하는데 기여했다.

 이밖에 도칠훈 연구원은 고용량의 실리콘계 신규 음극활물질인 Fe1-xMnxSi2 재료 개발과 동 재료에 흑연과 탄소를 도포해 리튬이온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로서의 특성을 대폭 향상시킨 4성분계 리튬이온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탄소 도포 Fe1-xMnxSi2)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류홍제 연구원은 로템의 지원아래 VCTECH과 공동으로 세계 4번째로 350km/h 급 고속전철 추진제어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재료응용연구단 이희웅 연구원은 소각로의 폐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폐열 회수형 상용 열전발전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에너지산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부산테크노파크 전진 원장은 올들어 지역 IT기업 CEO와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는 ‘테크노포럼’ 결성을 주도해 산학연간 산업기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고, 한편으로는 타 지역 TP와 차별화된 신기술 창업보육 기구 BIG(Biz Innovation Generator)센터와 NBC(New Business Creation) 등을 조직해 테크노파크의 새로운 기업지원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상천 창원클러스터혁신추진단장은 창원 산업단지를 대표적인 한국형 혁신클러스터 모델로 정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역혁신 리더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단장은 지난해 4월부터 추진단장을 맡아 현장 중심의 기업밀착형 클러스터 활동으로 지역내 산학연 관계자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상생의 클러스터 문화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원희연 부산전략산업기획단장은 국비와 시비 투입 사업에 엄정한 평가를 위한 툴을 만들고 이를 엄격하게 집행해 부산 혁신과 발전의 주역으로 통하고 있다.

◇업계=부산과 울산에서는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서 중소 벤처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경남의 경우 고액의 수출주도 기업들이 지역 경제와 산업을 이끌었고 첫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한 여성기업인이 주목받았다.

 인터넷방송 자동화 솔루션 개발사 제노의 김정상 사장은 부산대 산학협력관에 사무실을 두고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산학협력 연구 중심의 벤처기업 운영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스트리밍형 인터넷 방송 솔루션인 ‘IB-스테이션’을 이용, 일본 노바시스템과 함께 일본 스모 경기와 연습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3∼4년간 부산시청과 7개 MBC지역 방송 등에서 두루 검증된 안정적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1000개 이상의 일본 IT기업과 경쟁을 통해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물이다.

 제마코플레어 이병승 사장은 미국에서 수입하던 산업용 에어드라이어의 국산화에 성공하고 연이어 에어드라이어 세퍼레이터 일체형 판형 열교환기 기술을 개발해 제품 소형화와 제조단가 절감에 큰 효과를 거뒀다.

 코웰메디 정지화 사장은 국내 최초로 치과용 임플란트 엔진을 국산화하고, 줄기세포를 활용한 BMP 코팅 임플란트 및 골충전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부산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스타코의 이동형 사장은 수출 실적을 10년 만에 30배 끌어올려 화제를 모았다. 96년에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뒤 계속 수출 신장세를 이어가며 3000만 달러 수출 고지에 올라선 것. 올 무역의 날에 ‘철탑산업훈장’과 ‘3000만불 수출탑’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성주 조성제 회장은 선박용과 전자제품용 컬러강판을 올 해 48개국에 580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은탑산업훈장과 5000만불 수출탑을 받으며 부산 최고의 수출기업으로 우뚝섰다. 특히 전자제품용 컬러강판은 미국, 일본, 중국, 중동, 동남아 등 세계 유명 가전메이커에 공급될 정도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울산 삼창기업 대표 이두철 회장은 ‘수용액에 균질분산된 미세탄소 콜로이드 제조기술’로 2006 국가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이 기술로 만든 ‘탄소나노콜로이드’는 기존 탄소 재료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분산 안정성을 해결해 첨단 전자정보산업 뿐 아니라 응용분야가 무한한 기초 신소재로서 국내외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STX엔진 이강식 대표와 한화기계 홍원기 대표가 각각 무역의날 금탑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평사원으로 한국공작기계 김재중 직장, STX조선 임철희 팀장 등이 대통령표창 등 정부표창을 수상해 지역을 빛낸 인물로 꼽힌다.

 이어 세경정기 김영순 사장, 화인테크놀러지 서영옥 사장, 영진옵텍 이부임 사장 등 여성 기업인이 100만달러에서 많게는 600만달러까지 첫 해외 수출에 성공,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인 지역 중소 여성기업인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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