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온라인게임 퍼블리싱분야에서 올해 300억원 매출을 첫 돌파한다.
대기업들의 게임 퍼블리싱사업 신규 진출이 잇따르고 있지만, 개발을 제외한 순수 외부 개발작 퍼블리싱으로 연 300억원 고지를 넘어선 사례로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탁월한 게임 선택 능력과 마케팅력을 따라 배우려는 국내 퍼블리셔의 눈길이 뜨겁게 쏠리고 있다.
17일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DSC·센터장 권희민 부사장)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DSC는 올해 ‘던전앤파이터’, ‘붉은보석’ 등 2개 온라인게임의 국내외 퍼블리싱으로 매출 317억원, 4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 총괄부문 영업이익률 추월=게임 개발사와 수익을 배분하는 퍼블리싱사업 수익 구조를 봤을 때 영업이익률 15% 선은 상당히 양호한 수치다. 특히 ‘대기업이 손을 대면 망한다’는 게임업계의 속설을 완전히 깬 성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덩치에선 비교가 안되지만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1% 선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DSC의 영업이익률은 더욱 빛이 난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개발과 퍼블리싱을 통합했을 경우 영업이익률이 30%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철저한 사전 평가와 마케팅력=올해 국내 매출의 주력 역할을 담당했던 네오플의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월 20억원의 매출을 넘어서며, 국내 비슷한 장르의 게임중 단연 ‘대박’에 가까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무명에 가까운 네오플의 게임을 선택하기까지 위험요소도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DSC는 철저한 사전 평가와 시장 조사를 통해 ‘던전앤파이터’를 성공작으로 다듬었다. 특히 코카콜라, 스니커즈 등 다양한 오프라인 업체들과 공동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연계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수출한 국산 온라인게임 ‘붉은 보석’은 현지 서비스를 맡은 게임온이 기업공개(IPO)까지 가는 밑거름이 됐다.
◇대기업 퍼블리싱 모범 사례 정평=네오플이 NHN에 지분 60%가 넘어갔지만, NHN이나 네오플 모두 삼성전자를 퍼블리셔로 고집하고 있는 것도 그동안의 성공적인 퍼블리셔 역할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NHN이 엄연히 게임 퍼블리셔로서 뛰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 개발사가 외부 퍼블리셔와 손을 잡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삼성전자의 마케팅과 서비스에 높은 평점을 매기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삼성전자 DSC 관계자는 “내부 매출에 매달리기 보다 좀 더 큰 비전을 갖고, 한국 온라인게임의 세계시장 개척과 진출에 더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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