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우리는 왜 안 되는 거야?”
벤처 거품이 꺼진 이후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는 기업체 임원들의 하소연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VC 역시 벤처 거품의 피해자로, 투자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씨앗 뿌리기’식이 아닌 소위 ‘대박’이 날 가능성이 있는 소수 선택된 기업만을 골라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VC는 어떤 잣대로 소수의 우수 벤처기업을 선정할까. 이의 해법을 곽동걸 스틱IT투자 부사장, 김지훈 한국기술투자(KTIC) 이사, 신진호 KTB네트워크 상무, 정성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가나다순) 등 한국을 대표하는 VC업계 대표 심사역으로부터 찾아봤다.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나=투자결정에 있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경영진 △기술의 시장성 두 가지였다. 신진호 KTB네트워크 상무는 “대부분의 성장기업들은 기업이 일정 수준으로 성장할 때까지 경영진의 개인적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경영진의 역량을 최우선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정성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는 경영진의 능력과 시장성을 강조한 후 “의외로 제품이나 기술성은 미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는 독점성이 없는 경우 아웃소싱으로 개발 및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업은 ‘투자 안해’=‘벤처게이트’의 영향일까? 도덕성이 결여된 업체에 대해서는 절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곽동걸 스틱IT 부사장은 “투명성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회사에는 투자를 하지 않으며 아울러 대주주 1인의 독선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성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는 ‘내수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과 ‘성장가능성이 유한(예컨대 시장규모가 500억원 이하)한 기업’을 비투자 대상기업으로 꼽았다.
◇차기 유망 분야는=정부의 차기 육성 분야와 상당부분 일치했다. 4인 모두 ‘콘텐츠’ 분야 투자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또 ‘부품·소재’와 ‘SW’, ‘바이오’ 분야도 2인 이상 거론했다. 이밖에는 ‘헬스케어’(정성인 대표), ‘센서’(곽동걸 부사장), ‘반도체 설계 및 장비’(김지훈 이사),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신진호 상무) 등을 언급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Tip: 커미션에 대해서도 물었어요.
중소·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의 심사를 받을 때 말 못할 고민 가운데 하나는 ‘커미션을 줘야 하느냐’ 문제이다. 이에 대해 비기명을 전제로 질문을 던졌으며, 모두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답을 보면 △경쟁력 없는 것으로 판단 △뭔가 약점이 있어서가 아닐까 △투명성 결여된 회사 △본말이 전도돼 문제의 소지 등이었다. 특히 모 업체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엄격한 도덕성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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