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06이 지난해 첫 행사보다 풍성한 성과를 남기며 아시아 최대 게임전시회로 도약할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가운데 더욱 세련된 기획과 전시내용이 다소 아쉬웠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를 지향하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06’이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답게 세계적 신작 데뷔 무대로서 진면목을 인정받았다.
지난 9일 개막해 12일 폐막하기까지 나흘 동안 PC온라인 플랫폼에서 처음 공개한 국내외 신작은 무려 20여개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1년에 성공하는 대작 수준의 온라인게임 신작이 불과 3∼4개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와 실속을 짐작할 수 있다.
국가 수출주도기관인 KOTRA가 조직위원회를 맡으면서 ‘지스타2006’이 수출형 컨벤션으로 입지를 굳힌 것도 커다란 성과다. 30여개국에서 초청된 200여명의 지역 핵심 바이어들은 연일 국내 업체 부스와 비즈니스 상담실을 누비며 한국 게임의 수입을 적극 타진했다.
조직위원회 측은 나흘간 진행한 수출 상담액이 3억달러에 육박하고, 국내외 여론을 통한 한국 게임산업의 홍보 등으로 인해 이번 지스타2006의 수출 유발 효과가 최소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첫 행사때와 달리 대중적 쇼와 비즈니스 환경을 분리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주말로 이어지면서 가족단위 관람객 입장을 유도해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직위 측은 주말에 서울·수도권의 일반 관람객이 집중적으로 몰려 전체 관람객이 16만명을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주 전시공간과 완전히 차단된 비즈니스 업무 공간을 꾸며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수출상담회와 콘퍼런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참가 업체들도 비즈니스데이와 퍼블릭데이를 구분한 것과 비즈니스 업무 환경에 대체로 만족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한·중·일을 대표하고 북미·유럽에까지 손색없는 전시회가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조직위원회는 공간적 성과에 지나치게 매달렸다. 지난해보다 전체 공간을 60%가량 늘렸다고는 하지만 지난해보다 내용이 더 많이 채워졌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외형에 치우쳤다는 뜻이다.
또 PC온라인 이외 장르와 국내 중소 전문기업이 주연 무대에서 배제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연으로도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뜻있는 기업들이 모여들기는 쉽지 않다.
대형 선도 업체가 덩치로 전시회를 빛내고, 중소업체까지 실속을 챙기는 기획이 뒷받침돼야만 진정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행사장을 둘러본 한 중소 게임개발사 대표는 “우리나라도 업계 전체가 자부심을 갖고 키워나갈 목적물을 만든 것 같다”며 “다만 게임업체에 진실로 필요하고,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기획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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