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06’이 앞에서 끌고 ‘차기작’이 뒤에서 민다.” 계절적 요인(비수기)과 북한의 핵실험 파동 등으로 지난달 초까지만해도 증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게임 관련 주식들이 최근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9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쇼 ‘지스타 2006’을 앞두고 게임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겨울시즌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윈터랠리’로 이어질 지 게임주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 시장에서 매년 9·10월은 연중 최고 비수기인 탓에 이 기간에 게임주들이 바닥권을 형성해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난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따른 ‘핵쇼크’로 인해 증시가 크게 요동을 쳤다. 업종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4만원대까지 급락했으며, 네오위즈·NHN·한빛소프트·CJ인터넷 등 대부분의 게임주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지스타2006’에 선보일 라인업의 윤곽이 드러나는 등 개막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상황이 급반전되는 양상이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3일 6만6400원(종가)을 기록하는 등 6만원대 후반까지 치솟았으며, 지난달말까지 7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한빛소프트 역시 8580원을 찍었다.NHN·CJ인터넷·네오위즈·YNK코리아·소프트맥스 등도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 엔씨·CJ가 “우리가 랠리 주도”
이제 관심의 초점은 게임주들이 과연 ‘지스타 효과’를 겨울시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겨울 랠리를 만들어낼 수 있겠냐는 점이다. 이 부분에선 전문가들의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겨울시즌이 최대 성수기이긴 하지만, 내년도를 목표로 개발중인 신작의 성공 가능성과 기존 베타 서비스 또는 상용화 초기 게임의 유료화 성과에 따라 개별 종목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이 엔씨소프트와 CJ인터넷. 우선 엔씨의 경우 잇따라 출시한 캐주얼게임의 실패와 ‘오토어설트’ 등 대작들이 기대에 못미쳐 올해 주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리니지2’ 이후 3년만에 첫선을 보이는 MMORPG ‘아이온’의 기대 효과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엔씨는 지스타에서 플레이 동영상을 선보일 ‘아이온’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겨울시즌까지 강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J인터넷 역시 지난 3분기에 본격 유료화에 착수한 대표 게임 ‘서든어택’이 월매출 10억원을 가볍게 돌파하며 본격적인 수확기로 접어든데다 ‘이스온라인’ 등 차기작 라인업에 탄탄해 겨울시즌에 지난 4월에 기록한 전고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CJ는 특히 지난달 실적 하향 조정과 투자 축소를 발표한 터라 부담까지 덜은 상태다.
# ‘다크호스’는 한빛과 네오위즈
엔씨와 CJ와 달리 한빛소프트와 네오위즈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우선 한빛소프트의 경우 2007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헬게이트:런던’이 이번 지스타에서 실제 네트워크를 연계한 시연을 예정돼 있는 등 본격적인 서비스모드로 전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초 6000원대까지 밀렸던 주가가 3일엔 8000원대 중반까지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그루브파티’ ‘모크’ 등 차기작 라인업도 탄탄해 만약 ‘헬게이트’의 베타 테스트가 성공리에 이루어진다면, 주가가 내년 1분기 말까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관련 “‘헬게이트’가 ‘아이온’과 함께 지스타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임”이라며 “지스타를 계기로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게임주로 관심이 다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확실한 캐시카우는 ‘스페셜포스(SF)’스가 재계약이 불투명하고 기대작 ‘피파온라인’이 예상 외로 매출이 저조한데 따른 실망감으로 인해 부진의 늪에 빠졌던 네오위즈도 여전히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내년 7월 이후 ‘SF’ 서비스가 중단된다 해도 ‘아바’ 등 백업 요원이 충분한데다 ‘피파온라인’이 겨울 시즌을 맞아 동접 증가와 이에따른 매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네오위즈는 메이저급 상장 게임사중 M&A재료가 늘 잔존하는 종목”이라며 “실적 호전과 짜임새 있는 차기작 라인업이 이루어지고 M&A설까지 연계된다면 또다시 강한 상승세를 시현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 “‘겨울랠리’ 우리가 최고 변수”
그래도 변수는 있다. 지스타를 앞두고 강세로 국면전환에 성공한 게임주들이 겨울랠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위해선 일부 개별종목만으로는 힘들다. 특히 웹젠·YNK코리아·액토즈소프트·소프트맥스·예당온라인 등 중견업체들이 어떻게 뒤를 받쳐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사뭇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종목이 웹젠과 YNK. 특히 웹젠은 한때 엔씨소프트와 업종 대표주로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간판 게임인 ‘뮤’의 인기가 쇠락하면서 평범한(?) 종목으로 전락한 상태다. 웹젠은 올해 야심차게 발표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썬’의 유료화와 ‘일기당천’ ‘헉슬리’ 등 차기작의 반응에 따라 주가 향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YNK 역시 작년 가을 발표한 ‘로한’의 빅히트로 올초 게임주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젠 ‘로한 효과’가 빛을 잃은 상황이다. 하지만, ‘로한’의 해외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른데다 캐주얼 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영역을 다변화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빅히트작 ‘오디션’과 2007년 기대작 ‘프리스톤테일2’를 개발중인 예당온라인, 계열사인 위메이드 지분 공개 매각과 차기작을 대거 개발중인 액토즈소프트, 반다이와 온라인 ‘건담’을 개발, 서비스를 앞둔 소프트맥스 등도 경우에 따라 게임주 겨울랠리를 견인할 주도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한 종목들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매년 지스타가 열리는 11월을 기점으로 겨울기간 내에 게임주들이 강세를 보여왔다”고 전제하며 “특별한 외부 돌출 변수만 없다면 앞으로 게임주의 ‘윈터랠리’를 기대해도 좋을 것같다”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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