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허관리회사 "특허료 내라"

　디지털케이블TV 데이터방송 표준규격인 ‘OCAP’(OpenCable Applications Platform)에 대해 미국의 특허관리회사가 특허료를 요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 특허관리회사는 특히 디지털케이블TV 셋톱박스당 특허료뿐 아니라, 케이블TV사업자에게도 매년 가입자당 사용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사태 파악에 부심중이다.

　미국 특허관리회사 비아라이선싱은 최근 한국의 셋톱제조업체 휴맥스, 케이블TV사업자(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CJ케이블넷에 OCAP 사용에 따른 특허료 지급을 요청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비아라이선싱 측은 OCAP에 관련된 16개 특허를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국내에 특허 출원됐다. 비아 측이 요구한 특허료는 △OCAP를 탑재한 셋톱박스 1대당 1.5달러 △케이블TV사업자의 가입자당 매년 0.3달러다.

　우리나라는 데이터방송 규격으로 OCAP를 채택하고 있어 비아 측 주장대로라면 모든 디지털케이블TV용 셋톱박스와 가입자들이 특허료 지급 대상이 된다. 비아 측이 OCAP 특허를 대행하는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일본의 마쓰시타, 미국 타임워너·컴캐스트·오픈TV 등 7개사로서 실제 데이터방송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이 같은 로열티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미국 수출용 셋톱박스도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CAP 관련 특허를 갖고 있으며 비아가 이를 인정해 특허풀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비아 측이 한국에서 특허료를 부과할 대상은 디지털케이블TV 보급대수인 20만대의 셋톱박스와 20만 케이블TV가입 가구로 추산된다.

　휴맥스 관계자는 “이게 OCAP 표준에 관련된 특허라면 계약을 안 할 순 없다”며 “몇십만대씩 제조·판매한다고 볼 때 대당 1.5달러도 적잖은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OCAP 미들웨어 업체인 알티캐스트 측은 비아의 특허료 요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알티캐스트 고위 관계자는 “특허료를 받으려면 먼저 해당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내부 검토 결과 OCAP 표준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국내 시장이 아직 초기인데다 지금 제기해도 받을 특허료가 얼마 안 돼 특허료를 요청한 저의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CJ케이블넷 관계자는 “이번 이슈에 대해선 (셋톱박스) 공급자가 해결해야 하며 우리는 비아 측에 일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