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소비자 중심이어야 하는 `TV포털`

세상이 변하고 있다. 눈을 뜨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와이브로·HSDPA 등 일반인이 보기에는 용어조차 생소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있다. 불과 2, 3년 전에는 단순히 음성통화의 수단으로만 이용됐던 이동전화 단말기가 이제는 종합 멀티미디어기기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다. 우리나라 IT업체가 초고속인터넷·CDMA 기술 등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미개척 분야에 과감히 도전했고, 세계가 놀랄 정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낸 결과다. 이제는 국내 IT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식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최근에는 TV포털이라는 서비스가 등장해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인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이 기존 초고속인터넷 망을 이용해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를 상용화해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에 약관신고까지 마친 ‘하나TV’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 사태에 대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규제의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케이블TV사업자 처지에서는 2010년께 디지털케이블TV 방송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TV포털 상용서비스는 달갑지 않는 사안일 수 있다.

 그러나 케이블TV사업자가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초고속인터넷사업 기간통신사업자로 편입된 만큼 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나아가 사업자 간 선의의 경쟁을 다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해 모처럼 맞은, 세계 속의 한국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살려야 한다.

 자기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과 성숙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시장을 향해 갈 때 모든 국민은 우리를 진정한 기간사업자로 인정하고 자리매김시킬 것이다. 통신과 방송, 또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논의를 ‘밥그릇 지키기’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논의의 중심에는 경쟁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편익이 우선돼야 한다.

◆임두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사업협력실 실장 im@kto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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