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2)]5대 추진과제(Ⅰ)차세대 먹거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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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 등 IT 관련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3대 부처의 차세대 먹거리 전략 마련이 한창이다.

 특히 정부의 차세대 먹거리 전략은 기존 산업의 대체보다는 기존 산업에 IT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이는 산업과 기술 간 융합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변해가는 기술발전을 고려할 때 단편적인 산업 육성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지난 2월 김우식 부총리 취임 이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특성화·효율화를 제2기 부총리체제의 주요 정책방향 중 하나로 정했다.

 특히 과기부는 최근 출연연 특성화와 연구역량 집중을 위한 ‘톱브랜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71개 중점 연구과제를 로봇·부품소재·정보통신 등 12개 분야에 걸쳐 선정했다. 여기에는 △나노구조 제어기술 개발 △스마트 바이오센서·칩 개발 △인조인간로봇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과기부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의 성패가 융합기술 개발에 달려 있다는 판단 아래 IBNT(IT+BT+NT) 체계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현재 과기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 주도 아래 융합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중이다.

 다음달께 윤곽이 드러날 융합기술발전계획은 △첨단 기술 간 접목(IBNT) △기존 주력산업과 첨단기술 간 접목(기계·자동차+IT·BT·NT)의 두 가지 방향을 골자로 정부 주요 10개 부처의 향후 10년간 융합기술 지원계획을 아우를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도 ‘NIS(New Innovation System) 21’이라는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발표했다.

 NIS 21은 신산업기술 R&D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앞으로 중점 지원할 국가전략기술개발과제 15개를 지원키로 하는 내용이다.

 15개 과제는 △주력산업 분야에서 차세대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섬유·일반기계·스마트철강소재 △미래유망산업에서 나노가공장비·생물바이오·신기술융합·지능형로봇·미래형자동차 △삶의 질 개선 및 파급 효과 분야에서 청정기술·차세대의료기술·마이크로생산시스템·지식서비스·지능형물류 등이 포함됐다.

 산자부의 이번 정책은 그간 추진해온 10대 성장동력사업이 2008년 종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산자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전략기술개발사업’을 신설하고, 국내 대학·연구소·기업 등에 속한 최고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대형 핵심·원천기술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5개 술분야에 대해서는 기술개발·연구장비 구축·인력 양성·특허·표준화 등을 패키지형으로 지원한다.

 정통부의 핵심 정책이자 국내 IT산업 활성화의 중심 역할을 해온 ‘IT839’는 ‘u-IT839’로 업그레이된 후 다시 변신할 태세다. 주무 부처인 정통부는 u-IT839 정책을 산업화하는 데 일정 정도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와 함게 다시 10년 후를 준비할 수 있는 먹거리를 개발중이다.

 특히 정통부는 포스트 IT839 전략으로 단순 기술이나 품목만을 보는 것이 아닌 유비쿼터스 사회를 구현하는 서비스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현재 미래전략본부를 중심으로 ‘2015∼2020년’께의 사회 모습과 그 사회에서 제공되는 IT서비스와 관련 요소 기술에 관한 로드맵을 만드는 중이다.

 이 밖에 국방·교육·건설·금융 등 산업 전 분야에 IT기술을 접목해 유비쿼터스 사회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본격 나섰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5대 추진과제…이것부터 해결하자 

 IT가 턴 어라운드를 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은 새삼스럽다. 무엇보다 정부는 2010년 이후를 책임질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한 미래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 등 각 부처는 부처별 미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각 부처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성장동력을 다시 점검하고, 10년 후 시장을 반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책적으로는 막혀 있는 통방융합 해법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융합은 비단 통신, 방송 영역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큰 흐름이지만 IT강국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통신 시장의 정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통방 융합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정책과 규제 틀을 마련하는 일은 더는 늦출 수 없다.

 수출 전선도 다시 정비해야 한다. IT 수출 규모는 올 초 1000억달러를 돌파했으나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역적으로 품목별로 그리고 각국과 경쟁 환경의 대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전반의 문제인 양극화 현상은 IT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의 상생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IT산업의 허리를 책임질 수 있는 중핵기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정책이 더 현실화돼야 한다.

 이 밖에 현재 IT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에 이어 미래 IT산업을 책임질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프로그램 개발을 책임지는 엔지니어에서 나아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술과 시장의 갭을 최소화하고 유비쿼터스라는 일상생활로 IT를 활용하고자 하는 마인드로 무장된 신IT 인력이 필요한 때다.

◆굴뚝 산업의 첨단화로 차세대 먹거리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추진·발굴하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은 기존 ‘굴뚝 산업’의 첨단화를 통한 신시장 개척을 목표로 하는 아이템이 많다. 전통 제조산업에 IT·NT·BT·MT 등을 결합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의 뒤를 이을 ‘차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스마트섬유나 스마트철강·석유화학소재·나노가공장비·청정기술·차세대의료기술·마이크로생산시스템·지능형 물류 등이 대거 선정됐다. 기존 전통산업에 IT와 나노·마이크로 등 첨단기술을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과기부가 추진중인 BNIT도 산업의 신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분야를 만든다는 취지로 유사한 개념이 될 수 있다. 굴뚝산업의 진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차세대 국가 먹거리’로 육성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일반기계 분야는 향후 IT융합가공기계·초정밀기기 등 주력산업 핵심생산설비와 반도체·LCD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지원하는 기계설비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마트철강·석유화학소재는 기초원료 및 중간제품의 고부가가치화·기초원료 생산을 위한 대체원료 제조 등에, 차세대 의료기기는 원격진료를 위한 u헬스케어와 의학·전자·기계가 결합된 복합치료기기 개발 등이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섬유는 디지털 기기와 연계된 의류·사람 체온·심전도 등을 실시간 측정하는 헬스케어 의류, 발열기능을 갖춘 아웃도어 의류 등이 핵심 육성 분야다.

 채희봉 산자부 산업기술개발팀장은 “기존 산업에 여러 기술을 결합하는 것은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고, 특히 이 가운데 시장성이 높고 향후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과제별 세부 육성 분야를 확정해 연구개발(R&D) 지원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굴뚝산업의 성장동력 산업화는 기존 산업의 대체보다는 새로운 시장 창출에 집중하게 된다.

 마이크로생산시스템 과제는 기존 FA와는 별개로 차세대 정밀제품 생산을 위한 나노·마이크로 생산기술이 핵심이다. 지능형물류 분야 역시 기존의 물류 인프라는 활용하되 정보시스템과 전자태그(RFID) 등의 차세대 신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 새로운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섬유 역시 기존 의류와의 경쟁이 아닌 새로운 부가가치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A업체 한 사장은 “기존 산업에 신기술을 접목하면 분명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많아진다”며 “1에 1을 더해 2를 얻는 것이 아니라 ‘2+알파’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정확한 시장상황 판단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국·일본·EU 등 대부분의 경쟁 국가도 기존산업에 디지털을 결합한 기술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도 필수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해 성장산업을 만드는 것도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가 앞선 IT 인프라와 신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포용력을 가진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사진: 과학기술부는 차세대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출연연구기관 대표사업을 뽑아 집중 지원하는 ‘톱브랜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사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톱브랜드로 선정된 ‘인지로봇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중인 ‘티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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