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테크노파크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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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부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테크노파크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그 발자취를 더듬어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특히 산·학·연·관 협력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산·학·연·관의 협력 정도는 지역의 기술혁신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테크노파크는 산·학·연·관 네트워크 허브의 구심체 역할을 하고 협력을 선도하는 데 가장 적합한 기관으로서 주목받아 왔다.

 테크노파크는 산·학·연·관 협력에서 개별적인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전체적인 차원에서 공동협력의 과정 자체에 더 많은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테크노파크는 더욱 객관적이고 용이한 위치에서 기업체와 대학·연구소 등의 기술혁신 주체를 공동연구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동협력의 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

 과학입국(科學立國)의 명제 아래 1973년 첫발을 내디뎠던 대덕연구단지도 과학기술 연구 실적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러한 성과를 생산현장으로 연결해 사업화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받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연구와 생산이 괴리돼 있어 좋은 연구성과가 사장될 수밖에 없었고, 생산현장의 애로사항이 연구소로 피드백될 수 있는 발전적인 협력체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산·학·연·관 협력의 개념과 필요성이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은 80년대 중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몇 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사회·경제 여건이 미성숙한 상태였고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주체도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테크노파크는 산·학·연·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기술혁신을 위한 자원을 집적화함으로써 지역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등장했다. 특히 정부는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이 입주하게 될 테크노파크 조성사업에 대학이 참여기관으로서 직접 나설 수 있도록 의무화했으며,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연구인력과 장비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경기테크노파크는 한양대를 비롯해 6개 대학이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10개가 넘는 대학이 하나의 테크노파크 사업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참여방법도 재원 직접 출연을 비롯해 산업체 위탁교육,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대학 내 특화센터 설치 등 매우 다양하다.

 최근 들어 ‘상아탑’의 상징이었던 대학이 기업의 현장으로 눈을 돌리고, 기업들도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의 손을 내밀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산·학·연·관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끊임없이 노력해 온 전국의 16개 테크노파크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 볼 때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대학이 산업체에 문을 열었다고는 하나 미흡한 측면이 많으며, 대학 자체적으로도 산·학 협력에 참여하는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가 미미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울러 산·학·연·관 협력 방법도 몇 가지 틀에 박힌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기술혁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산, 산·학 협력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테크노파크 역시 지원 성과를 확산시키는 한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귀중한 산·학·연·관 협력의 결실을 캐시카우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기능별로 기초연구·R&D·상용화·생산·마케팅·판매·물류 등 가치사슬의 수평적 연계강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M&A나 기술이전 등을 통한 산업 구조조정, 업종 전환 유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배성열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sybae@g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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