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가 미래다]6부 해외 선진CT현장을 가다:미국(1)카네기멜론대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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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데이비슨 교수가 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로봇 ‘콰시’를 작동해 보고 있다.

‘좌우뇌를 골고루 사용하는 고급인력을 양성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카네기멜론 대학의 엔터테인먼트테크놀러지센터(ETC)를 짧게 요약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ETC는 카네기 멜론대학의 순수예술 대학(College of Fine Arts)과 컴퓨터공대(School of Computer Science)가 98년 산·학 연계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도하는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 설립했다. ETC는 전통적인 개념의 순수예술에 IT기술을 접목시킨 대표적이고 독보적인 연구 및 인력양성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과과정은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철저하게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ETC의 드루 데이비슨 교수는 “공부만 하거나 연구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배우면서 연구한다”며 “특히 기업과의 긴밀한 관계가 ETC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기업에서 수주하거나 기업이 요청한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교수와 학생이 내는 아이디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폰서기업은 일렉트로닉아츠(EA), 픽사, 월트디즈니, 유니버설스튜디오, 마이크로소프트 등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을 망라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성격은 기업들이 별도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기 애매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ETC에서 수행중인 ‘인식증폭(Augmented Cognition) 프로젝트’의 경우 뇌파를 통해 TV와 같은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기분을 분석한 후에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레인 TV’나 뇌파로 조종하는 미니 자동차 등에 응용될 수 있다.

 뉴욕시 소방청 위험물관리팀과 대테러전담팀의 교육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해즈맷(HazMat)’, 중동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내용의 정치 비디오 게임인 ‘피스메이커’ 등도 대표적인 ETC의 프로젝트이다.

 존 강 프로그램디렉터는 “기업은 완성된 프로젝트가 가능성이 있는 것일 경우 사업화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스카우트, 연구를 계속 수행하기도 한다”고 자랑 했다.

 ETC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급인력이라도 재교육 과정을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함께 ETC는 학생들을 기업과 연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IT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CEO를 초청하는 파티를 열어 학생들을 소개하고 스카웃의 기회를 제공한다.

 카네기멜론대학은 ETC의 성공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화를 꿈꾸고 있다. 전 세계에 ETC를 두고 현지에 맞는 교육 및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돈 마리넬리 ETC센터장은 “실리콘밸리와 호주 애들레이드시에 센터를 설립, 운영중이며 내년에는 한국에도 센터를 세울 계획”이라며 “뛰어난 IT인프라를 갖고 있는 한국은 ETC를 설립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라고 밝혔다.

  피츠버그(미국)=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