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환경오염 등의 이슈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국가 차원의 과제로 등장한 지 오래다.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내놓고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최근 이 같은 노력이 ‘교통카드’ 한 장에 무색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신용카드사들과 서울 교통카드 사업자 간 후불교통카드 수수료 갈등으로 불거진 교통대란의 위기가 봉합되자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지역 간 선불교통카드 호환 분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 6월 서울 교통카드 사업자가 경기도 교통카드 사업자를 상대로 2년 전 두 지역 간 교통카드 호환 협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울 카드의 경기도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경기 카드의 서울 사용을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하자 경기도 사업자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낸 가처분 소송이 기각됐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 교통카드 사용자들이 서울 지역을 오가며 지하철과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교통카드 사용자는 하루 150만명에 달한다. 선불과 후불카드의 사용 비중이 절반씩 차지한다고 볼 때 70만∼80만명이 충전식 선불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교통카드 호환문제에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간 이견을 보였던 환승할인 요금제 기준 등에 대한 합의에 앞서 우선 지역 간 카드 호환을 단행하자는 데는 외견상 합의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울 교통카드 사업자는 선 카드 호환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경기도와 해당 지역 사업자의 뜻은 일치되지 않은 형국이다.
이 문제에 대해 경기도 측은 “카드 호환에 동의하지만 실행은 해당 사업자 간 협의 사항”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다.
교통카드 서비스는 다분히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어 단순히 사업자들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두 사업자의 대립각은 주민의 잠재적인 불편을 볼모로 삼고 있다. 이미 경기도 버스에는 경기도와 서울 교통카드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단말기 설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봄, 서울 카드사업자와 신용카드사 간 갈등도 결국 서울시가 중재안을 내놓으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제 경기도도 행정력을 발휘할 때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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