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요즘같이 힘든시기에 양호한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템 유료화 한달에 접어든 국내 유일의 여성용 온라인게임인 ‘바닐라캣’이 동시접속자수 1만명을 넘어서고 회원 100만명 돌파를 앞두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CJ인터넷의 게임포털 ‘넷마블’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바닐라캣은 별도의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웹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옷을 판매하고, 패션모델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패션 전문직업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나비야엔터테인먼트 이상희 사장(37)의 세번째 작품이며 온라인게임으로는 첫번째 작품이다.
“의상과 액세서리를 이용해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연출할 수 있어 패션과 유행에 관심이 많은 10∼20대 여성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여성 유저가 85%인 그야말로 여성용 게임입니다. 여성 특유의 끈끈한 유대감과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인기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코코룩’과 ‘써니하우스’ 등 2개의 PC패키지 게임으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후 그가 내놓은 첫 온라인게임이라 업계의 관심이 적지 않다. 그가 생각하는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게임의 차이점을 들어봤다.
“패키지게임시장은 영화, 온라인게임은 드라마와 같다고 할까요. 패키지는 기획과 설계가 계산안에서 움직이고 엔딩이 이뤄지는 반면 온라인은 예측할 수 없는 유저이 반응에 따라 방향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공원을 만들 경우 의도와 달리 싸움터가 되거나 걸인들의 소굴이 되기도 하죠.”
이 사장은 지금까지 여성용 게임을 고집해왔다. 플랫폼은 다르지만 내놓은 세작품 모두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여성용게임이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여성은 기존의 게임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은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의 최종 목표는 강한자, 즉 승리자(Winner)입니다. 게임산업 자체가 남자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성은 다른 뭔가를 원하고 있습니다.”
여성용 게임에는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지만 아직도 여성용 게임의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 해답을 찾는 과정으로 이사장은 앞으로도 여성용 게임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코코룩은 30만장, 써니하우스는 20만장이 판매될 정도로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라며 “포털의 블로그 등에서는 아직도 코코룩과 써니하우스의 추억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여성용 게임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그도 최근에는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회사 설립 7년차인 이사장은 어느 정도 적응력이 붙은 듯했지만 최근 게임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우려감도 드러냈다.
“최근 게임시장에 대한 투자 환경이 예전같지 못하고 성공했다고 할만한 게임도 감소하고 있는 듯 합니다. 중소게임업체에게는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픔이 국내 게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길 바랍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