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전자산업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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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0회 KPF 포럼’에 참석, 한·미 FTA 2차협상 결과와 앞으로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미 FTA로 인한 전자산업 기상도

 한·미 FTA가 전자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디스플레이·가전은 수출 확대가 예상되고,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반도체·휴대폰·컴퓨터 및 부품 산업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장비 및 소재, 전자의료기기 및 계측기 등 기술력이 떨어지는 산업은 일부 피해가 우려된다.

 산업자원부는 20일 한·미 FTA를 통한 5대 업종별 산업 구조 선진화 전략의 일환으로 ‘전자산업 구조 선진화 토론회’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으로 산업 구조 고도화, 미래 신산업 분야의 글로벌 기술리더십 확보,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훈 산업정책본부장은 “한·미 FTA를 전자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는 등 우리나라 전자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전자산업 교역액, 전체 15.2%=지난해 한·미 교역액은 241억5000만달러로 전체 교역액의 15.2%에 달했다. 중국의 등장으로 점차 감소세에 있지만 아직까지 전자산업 교역의 미국 의존도는 크다. 굳이 따지자면 전자 산업 한·미 교역의 실익은 우리나라가 크다.

 전자산업은 대미 비교 우위 산업인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휴대폰, 영상기기, 백색 가전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미국은 비메모리반도체·계측제어분석기·전자게임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컴퓨터·유선 통신기기·음향기기 등에서는 경쟁 관계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우리나라 전자 제품의 주력 유망 시장으로 성장하고 LCD·PDP·프로젝션TV 등 대형 디지털 TV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컴퓨터·MP3P·디지털 셋톱박스 등은 소폭의 성장이 전망된다.

 ◇부품 비관세 수입, 국내 세트 업체에 유리=세트 제품에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취약점은 부품·소재 분야다. 수입 관세가 폐지될 경우 부품·소재산업의 근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견해는 다르다. 국산화할 부품은 국산화하고, 국산화 대체가 불가능한 부품·소재의 경우 비관세로 싸게 들여오면 오히려 국내 세트 업체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전 역시 미국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이미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큰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중소 전자업체의 관세 철폐 시 구조조정 우려는 의견 조사 결과 약 60%의 업체가 한·미 FTA를 찬성(반대 25%)하는 한편, 중국의 급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답해 구조조정의 문제 요인으로의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를 기회로=한·미 FTA로 인한 전자산업 최대 수혜 업종은 가전이다. 가전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디자인력을 보유하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가전 제품의 특징인 높은 물류비, AS망의 부재 등으로 미국 제품의 국내 시장 잠식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반면에 생산 활동에 필요한 산업용 전자기기와 소재 부문 등 기술력의 차이로 인한 제품에는 다소의 악영향이 우려된다. 그러나 산업용 제품은 경기 호전 시 생산 활동에 필요한 자본재 성격이 강하고 관세와 무관하게 필요에 따라 수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FTA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감열 전자산업진흥회 부회장은 “한·미 FTA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의 진출 확대는 물론이고 대미 통상 관계 개선 및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직간접 효과를 고려할 때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