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분야 정보화 인력은 디지털 국방 건설 주체로서 정보화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국방부가 ‘국방 개혁 2020 비전’을 내건 가운데 올해 정보·지식 중심의 첨단 정예 정보화 군 달성을 위한 행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내부에서 정보화 인력 소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IT 비중이 첨단 무기 체계에서 점증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IT를 조율하는 정보화 인력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군 현장을 들여다보면 군은 사업 수행시 정보화 분야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화 인력 재교육도 부실하다. 이로 인해 국민 혈세를 들여 지은 국방 정보화 체계들이 활용도가 낮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정보화 인력 부족은 정보화 전문가 부재로 이어져 결국 ‘업무재설계(BPR)→목표 시도→개혁 저항→현행대로 IT 적용→정보화 성과 부족→신개혁방법 시도’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족한 군 정보화 인력=국방연구원의 ‘정예정보화 군 건설을 위한 정보화 인력 활용 방향’ 자료에 따르면 IT 산업 성장과 맞물려 민간 정보통신 인력은 2000∼2005년 연평균 4.8% 증가했다. 반면 공무원은 1999∼2003년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군(장교)은 정원 동결로 정보화 인력 비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정보화 소요에 따른 해당 인력을 증원하지 않아 군 정보화 조직들은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군본부 한 관계자는 “올해 출범한 방위사업청에 육군·해군·공군 등 각 군의 정보화기획실 인력들이 편입됐으나 인력 충원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조직도 축소, 국방 정보화 정책 방향과 정보화 수행 현장은 평행선을 긋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화 인력은 줄었으나 기본 업무는 예전과 동일하게 수행할 수밖에 없을 뿐더러 정보화 소요는 점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군 정보화 인력들은 IT 재교육 기회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인력 부족으로 재교육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체 인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급 기술을 체득하지 못한 채 IT 현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군 정보화 인력들은 심각한 사기 저하와 함께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다. 현재 68만여명의 병력을 2020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정예화한다는 군병력 감축 계획에서 정보화 인력 감축 비율이 전투 인력 감축 비율을 뛰어 넘어설 것이란 내부 지적이다. 해군본부 한 관계자는 “정보화 인력 배출과인 정보통신병과가 ‘3D 병과’로 인식, 사관학교 생도들이 지원을 기피,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정보화 인력 사업 성패 요소=정보화 인력은 정보화 사업 성패에 결정적 요소다. 참여 정부도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 31대 과제의 하나로 ‘정보화 인력 및 운영 조직 강화 정비’를 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은 적어도 정보화 인력 정책과 관련해서는 ‘참여 정부 정보화 기본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게 외부 정보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보화 인력 부족은 곧 국가를 적으로부터 지키는 업무 수행의 핵심인 정보화 체계 사업 부실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군 정보화는 그간 고급 기술을 보유한 정보화 인력 부족으로 설익은 정보화 체계를 설계·구축한 탓에 현재 부분적으로 구현된 다수의 분리된 정보체계들이 산재한 실정이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전사아키텍처(EA)를 본격 도입, 기존 정보화 체계를 재정비하고 차세대 통합정보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질과 양 측면에서 정보화 인력 부문에 큰 변화가 없다면 EA는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없다.
방위사업청 한 관계자는 “공군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의 경우 정보화 인력이 무기체계 SW를 개발, 연간 1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정보화 인력이 전문성을 유지하고 군 정보화 소요에 맞는 인력을 충원하는 제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기고-최종섭 국방연구원 정보화평가연구실장
국방정보화는 국방목표 달성을 위한 방편으로서 ‘정보·지식 중심의 정예 정보화 군 건설’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정보화인력은 국방정보화를 추진하는 주체로서 정보화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이다. 네트워크 중심의 정보 소통을 중시하는 현대전에서는 정보화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보화인력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 군은 육·해·공군이 모두 통신과 전산을 통합, 정보통신병과를 만들었다. 해군은 1996년, 공군은 1997년, 그리고 육군이 2005년에 병과를 통합 함으로써, 통신과 전산의 기술융합 추세에 따라 이 두 분야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한편 국방정보화 추진에는 정보통신병과 외에도 다양한 인력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즉, 정보기술 전문가인 정보통신병과 외에 정보화 대상 업무의 전문가, 의사결정·관리자·외부전문가가 참여한다.
정보화인력의 문제와 해결방안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화 추진에 참여하는 인력의 유형에 따른 관리를 해야 한다. 정보화에 참여하는 인력이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유형별 교육이 필요하다. 의사결정·관리자와 업무 전문가에게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정보통신 지식과 사업관리 기술이 필요하며, 정보기술 전문가에게는 전문적인 공학기술과 정보화 대상 업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외부전문가는 군이 요구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요구 능력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둘째, 정보화 추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사관리를 해야 한다. 현역 군인은 보직 순환 때문에 업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 점증적·진화적 개발방식의 채택으로 단위 사업기간을 줄이고, 사업기간 중에 인사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요구사항관리와 형상관리 등 정보화 프로세스의 성숙도를 높이는 노력이 병행될 때 일관성 유지가 수월할 것이다.
셋째, 정보화 인력의 소요 증가에 대응, 예비역을 활용한다. 정보화 사업 확대에 따라 인력 소요는 증가하나, 현역 증원은 제한되고 있다. 현역을 어느 정도까지 확보할 것인가는, 최근 5년간 민간부문의 연 5% 증가와 공무원의 연 2% 증가 통계가 어느 정도 시사점이 될 것이다. 현역은 군 본연의 임무와 관련된 핵심역량을 담당하도록 하고, 정보통신 기술을 습득한 예비역은 보직 순환의 걱정이 없이 오랜 군 경력을 살려 정보화 추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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