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소규모벤처 투자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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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벤처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만 끌어들이고 투자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이같은 경영형태는 코스닥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는 만큼 부실기업의 퇴출·기업 인수합병(M&A)의 활성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코스닥 기업의 증시 자금 흐름과 투자규모를 파악한 ‘코스닥 10년, 회고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소규모 벤처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순자금 유입규모는 886억87000만원으로 투자규모(282억7400만원)를 3배 이상 앞섰다. 주식시장에서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을 경우, 30억원 정도만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이나 누적 적자 보전 등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이들 소규모 벤처 기업들이 투자에 얼마나 인색했는지는 일반기업 및 대규모(매출 5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자금유입 대비 투자현황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일반기업의 경우 이 기간에 358억5000만원을 유치해 두배가 넘는 795억900만원을 투자했으며, 대규모 벤처기업들은 증시를 통한 순 자금유입 규모는 306억4900만원으로 투자규모(568억8200만원)에 비해 낮았다.

삼성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 소규모 벤처기업들은 상장후 자금이 풍부해지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라며 “기업들이 실적악화를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거나 또는 과도하게 자금을 유치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규모 벤처기업의 투자부진은 벤처기업 전체의 성장세 둔화로 이어졌다. 이번 조사 결과 코스닥에 상장된 일반기업의 지속성장률(SGR, 기업의 영업 및 재무활동을 통한 성장지표)은 99년 이후 2001년(-0.9%)과 2003년(-3.1%)을 제외하고는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데 반해, 벤처기업 SGR은 1999년과 2000년 12.2%와 7.5%를 기록한 이후 △2001년(-2.1%) △2002년(-15.0%) △2003년(-22.2%) △2004년(-14.1%) △2005년(-12.5%) 등으로 한해도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보고서는 부실기업의 증가로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만큼 △부실기업의 원활한 퇴출 유도 △시장감시제도 강화를 통한 투명성 확립 △유동성 확보와 시장시스템 선진화 △기업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상당수 부실 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시스템을 이용해 대규모 적자를 봐도 자금조달을 통해 퇴출을 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기업들이 퇴출되던지 또는 M&A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표.<코스닥 기업의 증시자금 흐름과 투자(1998∼2005년)>(단위:100만원)

구분 일반기업 대규모 벤처기업 소규모 벤처기업

증시자금 순유입 35,850 30,649 88,687

투자 79,509 56,882 28,274

*대규모 벤처기업은 매출액 500억원 이상, 소규모 벤처기업은 매출액 100억원 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