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오픈 플랫폼 선정 의미와 과제

 지난해부터 기존 메인프레임 유지와 유닉스 다운사이징 등 두 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했던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결국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

 KRX의 차세대 통합 시스템은 지난해 1월 3개 증권시장 통합 이후 물리적으로만 이어졌던 기존 시스템을 일체화하는 후속 작업으로 증시 통합의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선결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향후 구축될 차세대 시스템은 KRX가 아시아 금융 허브를 내걸고 추진할 동남아 증권시장 진출에도 활용될 인프라적인 성격이 강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플랫폼 전환 배경=차세대 시스템의 플랫폼을 결정하기 위해 KRX는 지난 1월까지 한국IBM·LG CNS와 정보화전략계획(ISP) 컨설팅을 수행했다. 당시 ISP는 메인프레임을 유지하고 자바 기술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물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KRX는 ISP에 이어 추가로 이달 초까지 플랫폼 전략을 포함한 연구 용역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등 보완 작업을 실시하고 최근 유닉스 환경의 오픈 플랫폼 도입이라는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국내외 대형 금융 사이트들이 빠르게 오픈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는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럽의 통합증권시장(유로넥스트)은 물론이고 국내 금융권에서도 농협과 외환은행처럼 높은 트랜잭션이 요구되는 대형 시중은행에서까지 채택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인프레임의 비용 문제와 함께 향후 KRX의 동남아 등 해외 증권시장 진출이라는 변수도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남아 시장 진출 시 고가의 메인프레임 환경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적은 유닉스 환경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왔다.

 ◇증권거래 시스템 환경의 변화=KRX의 이 같은 결정은 시장효율화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관련 프로젝트로 공식화된다. 시장효율화위의 심의가 무리없이 진행되면 하반기에 본격적인 프로젝트 착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KRX의 이번 결정은 특히 향후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에 대응해 시장 재편과 시스템 선진화를 꾀하고 있는 중대형 증권사들의 차세대 사업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 IT 시장은 최근 대우증권이 오픈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 사업을 발주했으며 향후 한국증권·굿모닝신한증권·우리투자증권 등도 잇따라 차세대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증권사 공동 온라인망을 가동중인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도 오픈 플랫폼 기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전망과 과제=KRX의 차세대 시스템은 선진 금융 서비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추 신경망으로서 국내 증권 거래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날로 복잡해지고 고도화되는 증권 시장의 환경 변화를 적극 지원함과 동시에 최근 잇따른 도쿄거래소의 시스템 다운 사태와 같은 전산 장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높은 시스템 안정성까지 보장해야 한다.

 이 같은 전략적 과제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가동돼야 KRX가 꾀하고 있는 시스템 수출과 아시아 증시 주도도 현실화될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한 목소리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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