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I 업계 `외화 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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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시장 악화와 함께 LDI 연관 산업군도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LDI 관련 후공정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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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LCD 패널 시장의 성장에 맞춰 공격적인 증설과 사업확대를 추진해 온 LCD 구동드라이버IC(LDI) 업체들이 갑작스런 시장상황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CD 생산증가에 따른 LDI 물량 성장에 맞춰 LDI 관련 장비·재료 부문 신규 진입·증설에 앞다퉈 나섰지만, LCD 업체의 재고가 늘고 감산을 단행하는 등 시장이 위축되면서 단가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패널 업체들이 LCD 생산단가 절감을 위해 원가 비중이 높은 LDI 사용을 줄이고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잇따른 투자=LDI는 LCD 대형화와 생산증가 추세에 따른 유망 분야로 인식돼 장비·재료·패키징 등 각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인 투자가 이뤄져 왔다. LDI에 미세신호 입력단자를 형성하는 범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패스는 최근 충북 오창에 제2공장을 짓고 범핑과 패키징 시설을 확대했다. 삼성테크윈과 LG마이크론 등 국내 소재 업체들은 LDI에 쓰이는 CoF 생산력을 기존 2배 이상으로 늘려 3분기부터 생산할 계획이며, 1위 업체인 스템코 역시 내년 초 새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탑엔지니어링과 삼성테크윈은 LDI용 플립칩 본더 시장에 진출했다.

◇후공정 분야 직격탄=네패스는 최근 평판 디스플레이 재고 증가를 이유로 범핑 설비 증설일정을 연기했다. 월 4만5000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범핑은 당초 올해 6만5000장까지 늘릴 계획이었지만 5만장으로 축소했다. 패키지 물량도 작년 대비 2배인 월 100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었으나 750만개로 낮췄다. LDI 후공정 분야에 새로 진출한 디아이도 설비 가동시기와 맞물린 LCD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국내 CoF 업체들은 외산 제품을 대체하는 물량이 많아 상황이 다소 나은 편이지만 단가하락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경쟁적으로 증설한 상황에서 외산제품과 가격경쟁을 펼쳐야 되는 상황. 장비 업체들도 LDI 멀티채널화로 인한 DDI 사용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배경과 대책=재고 문제가 우선적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 재고가 쌓이면서 LDI 관련 주문이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5세대 라인에서 30인치대 TV용 패널 생산이 늘면서 기존 모니터나 노트북PC용 패널을 생산할 때보다 생산대수가 줄어든 것도 LDI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몽블랑 프로젝트 등 원가 비중이 높은 LDI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관련 업계는 일단 LCD 업황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에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의 외형 성장은 계속된다는 점도 위안. 또 LDI 수가 줄어드는 대신 채널 수가 늘어난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CoF 업체들은 30㎛ 이하 협 피치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DI는 LCD 패널의 영상을 구현하기 위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반도체로 LCD의 핵심부품이며 원가 비중이 높고 패널이 커질수록 쓰이는 양도 늘어난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