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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T업계의 최대 화두를 꼽는다면 단연 SW산업 육성이다. 국내 SW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들 사이에 모처럼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는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10여년째 이루지 못하고 있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목표를 넘어서 미국·일본·스위스·스웨덴 등과 같이 3만달러를 달성, 명실상부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SW산업을 육성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 공감하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T산업이 그간 이룩해온 대단한 성과와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우리의 경쟁력과 관련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온 것은 SW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도 정부나 업계의 실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SW 코리아’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SW사업 대가 산정 현실화, 불법복제 근절, 유망 중소SW업체 육성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업체 간 불공정 행위 중단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SW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창의적인 인재 양성과 이를 위한 앞선 교육시스템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모두 간과하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유럽의 빈국으로 꼽혀오던 아일랜드가 지난 10여년간 SW 분야에 집중 투자해 2004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유럽연합(EU) 4대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DCU(Dublin City University)와 같은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인력을 배출했기에 가능했다.
내가 총장으로 재직중인 ICU에서도 DCU처럼 일찍부터 SW산업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SW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카네기멜론대(CMU)와 함께 전 세계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공동학위제 운용을 통해 SW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공개SW 관련연구 및 교육센터를 설치하고 공개SW 기반의 u캠퍼스를 구축해 학생들이 직접 SW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대학이 국내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취업 가능성이 크고 비전도 명확한 게임 등 일부 인기SW 분야에만 관심을 갖는 게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국내 SW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산업적 가치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공개SW 분야에도 눈을 돌려 정부와 기업, 대학이 우수한 인재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또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며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SW산업의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인력이 필요하고 향후 전문가로서의 비전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u-IT839 전략에 임베디드 시스템과 웹서버 외에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가진 모바일·BcN 등과 같은 인프라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응용서비스·시스템인프라 등을 포괄하는 SW전략도 추가해야 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공개SW 전문가의 기술 수준과 대학의 교육내용이 차이가 큰만큼 함께 머리를 맞대 교과과정을 마련하고, 정부의 산·학위탁 과제를 통해 학생들이 실무경험을 갖추도록 해야한다.
SW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IT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교육에 집중하고 별도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연구와 개발,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도 SW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을 분야별로 선택, 집중 지원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SW 고급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두뇌경쟁의 승자만이 살아남는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바로 인재인만큼 SW강국 역시 인재양성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명심할 필요가 있다.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총장 unna@i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