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에 대한 방송위의 ‘본심’이 드러나는 듯하다. 방송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KCTA 전시회 2006’ 기조발제를 통해 IPTV의 조기 도입 불가를 주장했다. 법제 정비와 통·방구조 개편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IPTV를 조기에 도입할 경우 ‘IT 난개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진행해온 통·방융합 논의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리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면서 방송위 측은 IPTV와 와이브로·HSDPA 등에 대해서도 방송 콘텐츠를 서비스할 경우 방송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일 서비스에 대해서는 동일 규제를 해야 한다는 논리도 뒤따랐다.
논의의 일관성이나 현실성은 차치하고라도 백 번 양보해 방송위의 논리를 그대로 따른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방송위는 이제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무조건 방송법 테두리로 들어오라 할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타당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동시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법상의 방송사업자로서 소유 규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외국인 지분 규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방송사에 적용하는 겸영규제 등 각종 규제를 어떻게 통신사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일 서비스에 동일 규제를 가하겠다는 발상도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 통·방융합 시대에도 기존 이분법적인 아날로그식 규제의 올가미를 씌우려는 시도는 오히려 불순하기까지 하다. 자기방어 논리가 지나치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우리보다 IT 수준이 떨어진 국가도 모두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추진중이다. 기술과 시장이 이미 저만치 가고 있는데 우리만 ‘의미없는’ 법제도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꼴이다.
방송위는 좀더 솔직해져야 한다. 작금의 태도로만 보면 그동안 주장해온 법·제도 정비나 구조 개편 논의, 나아가 통·방 비대칭 규제 운운도 모두 ‘시간끌기’와 다름없다. 와이브로·HSDPA 등 통신서비스도 모두 규제(방송법)로만 풀겠다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도 오히려 허울이다. 방송위 주변 세력이 복잡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아날로그식 규제 만능주의에서만은 제발 벗어나자.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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