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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아,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신록이 우거진 6월의 여의도 공원, 붉은색 티셔츠와 응원도구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상큼한 미소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응원 패션도 예사롭지 않지만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파이팅’ 구호에도 남다른 결연함이 있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젊은 패기로 뭉친 이들은 야후코리아가 선발한 월드컵 통신원들. 월드컵 기간 중 직접 독일로 날아가 경기소식은 물론 월드컵 축제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동영상 뉴스와 기사 등으로 전하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독일로 출발하는 D-데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휴일, 이번 월드컵의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을 남김없이 취재하고 오겠다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의를 다졌다.
#‘축구 폐인’이 따로 있나요?
자기 소개를 부탁하자 고려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이흥노(27세)군은 세 장의 명함을 건넨다. ‘고려대 경제학과’·‘마이크로소프트 대학생 체험단인 윈디젠’·‘온미디어 대학생 객원 마케터’ 등이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독일 월드컵에서도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상에 관심을 가져 보려구요.”
월드컵 통신원들이 모인다는 소식에 대전에서 여자 친구와 한 걸음에 올라온 홍선기(25세) 군도 누구보다 2006 월드컵을 기다려왔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아쉽게도 군대에서 소극적인 응원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월에 이미 독일 사전 답사까지 마쳤다. 모 기업이 후원하는 독일 월드컵 사전 취재 이벤트에 참여해 분데스리가 경기 등을 보고 온 것. 이쯤되면 축구 폐인이라 인정할 만하다.
#미모는 기본, 취재 실력은 필수
5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독일행 비행기 티켓과 숙박권, 취재 활동비까지 지원받는 14명의 행운의 주인공들 중에는 야후 ‘거기걸스’ 4명도 포함됐다. ‘거기걸스’는 친구 2인이 1조가 돼 맛집·멋집 등 가볼만 한 곳을 직접 체험한 뒤 칼럼 형태로 글을 올리는 여대생 지역 리포터.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에서도 스포츠바, 쇼핑센터, 맛집 등이 이들의 활동 무대다.
‘달콤한 상상’이라는 팀명으로 활동 중인 김보미(22)·김혜영(21) 양은 연예인 뺨치는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선발돼 패션잡지 모델로도 얼굴이 알려졌다. 미모는 기본, 통신원으로서의 취재도 자신있다.
“영문학과와 컴퓨터게임과라는 각자의 전공을 살려 월드컵에서도 영어인터뷰와 동영상 편집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며 찰떡궁합 커플의 ‘내공’을 자랑한다. 독일 취재 스케줄 중에는 아고라 광장부터 괴테하우스, 네덜란드 쇼핑상가에 이르기까지 빡빡한 취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녀는 축구를 좋아해
“우리들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글을 올리면 네티즌들도 좋아하더라구요. 독일에서도 여대생들이 관심 가질 만한 월드컵 소식을 전하고 싶어요.” 거기걸스 네티즌 추천수 랭킹 1위를 달리는 ‘미녀는 거기를 좋아해’팀의 이지현(22)·정가람(23) 양은 팀의 인기 비결을 솔직담백하게 표현한다. 산업디자인과 전공생 답게 이번 월드컵에서는 독특한 응원 패션을 카메라에 담을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독일로 떠나는 날은 학교 기말고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대부분 대학 3·4학년인 이들에게 학점이 걱정될 것 같았다. “2002년 월드컵 때 고3이었죠. 입시 준비로 길거리 응원도 제대로 한 번 못해봤는데 이번 월드컵에서 그 한을 풀어보려구요. 평생에 한 번 뿐인 월드컵 통신원의 경험이 학점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