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신권 유통 되면 ATM 수요 확 풀린다

 내년 1만원 신권의 발행과 유통을 앞두고 그동안 신규 투자를 미뤘던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 자동화기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KB국민은행·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이 다음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신규 도입하는 금융자동화기기(CD·ATM) 물량은 1만5000대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돼 약 5000억원(추정)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기존 기기의 업그레이드 물량까지 더하면 수요는 약 3만대에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실상 수요동결로 권토중래의 시기를 모색했던 청호컴넷·노틸러스효성·LG엔시스 등 주요 기기 업체들도 다음달까지 신권 수용이 가능한 신형 기기를 출시, 본격적인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농협·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과 우체국금융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달부터 1만원 신권 수용이 가능한 신규 자동화기기 도입에 나선다.

 우선 KB국민은행은 다음달부터 9000대 규모의 CD·ATM 도입 물량을 발주한다. 이번 물량은 내년 1분기까지 단계적으로 설치되며, 노후기기의 신규 도입분과 기존 기기 업그레이드(모듈 교체 등) 비율이 약 6대 4 정도가 될 예정이다.

 농협은 올해에만 중앙회와 지역조합을 합쳐 7200대 규모의 신규 및 업그레이드 물량을 쏟아낸다. 이 가운데 중앙회 물량은 업그레이드가 약 250대, 교체가 1450대이며 지역조합은 업그레이드 2600여대, 교체 2800여대 등이다. 특히 교체물량과 신설·증설 지역 물량을 합친 올 신규 도입물량은 5300대에 달한다.

 농협은 오는 2008년까지 총 1만1000대 규모의 자동화기기 교체·업그레이드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내년 1분기까지 신규도입 1390여대, 업그레이드 1200여대 등 약 2600대의 자동화기기를 새롭게 단장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기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또 지난 2000년 설치, 운용중인 노후 자동화기기 교체작업에 착수한 우정사업본부 우체국금융도 다음달중 사업자를 선정, 올 하반기에 ATM 357대, 통장겸용현금자동지급기(CDP) 1098대 등 1500대 규모의 신규 자동화기기를 도입키로 했다.

 이 밖에 약 6700대의 자동화기기를 보유한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외환은행 등도 기기 테스트와 평가 등을 거쳐 연내 교체수요를 확정, 도입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 자동화기기 담당자들은 “대부분 은행들이 내년 1분기까지 신권 대응과 노후장비 교체 차원에서 신규 기기 도입을 꾀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계수·위폐감별 등 기기 검증과 벤치마크테스트(BMT) 등이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아직까지 신권 수용 기기에 대한 가격협상이 이뤄진 예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향후 도입계획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