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온브루’의 채택은 사업자인 KTF가 결정할 일입니다.”
지난주 ‘브루 2006 콘퍼런스’가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퀄컴의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위피온브루’의 개발이 끝났으니 이제 사업자가 채택할지 말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솔루션의 선택은 이를 사용할 사업자의 몫이 맞다. 그러나 퀄컴이 개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 ‘브루’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이 말은 다른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기자에게는 ‘한국 사업자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퀄컴이 한국 기업의 ‘브루’ 채택에 목 매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의미로 들렸다. ‘브루’의 위상이 달라진 데 따른 자신감이 내포돼 있었다.
지난 2004년 국산 플랫폼 ‘위피’ 탑재가 의무화됐을 때 미 무역대표부(USTR)와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까지 나서서 ‘브루’의 채택을 거론한 바 있다. 그만큼 ‘브루’에 한국 시장은 중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6년의 ‘브루’는 2004년의 ‘브루’와 차원이 달라졌다. 세계 31개국 69개 사업자가 사용하는 솔루션이 된 것이다. 채택 환경도 CDMA를 넘어 GSM은 물론이고 WCDMA 등 3세대 이동통신으로 확대됐다. 기능도 운용체계(OS) 수준으로 진화했다. KTF 역시 이제는 69개 사업자 중의 하나일 뿐이다.
한국은 그동안 ‘위피’ 의무 탑재를 결정한 이후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콘텐츠 업체들을 보면 상황이 그리 나아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브루’ 기반의 콘텐츠를 개발하던 국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브루 2006 콘퍼런스’에서 해외 업체들은 한국 기업의 수준을 뛰어넘는 ‘브루’ 기반 게임과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 기류가 바뀐 것이다. 현지에서 퀄컴 관계자가 “(위피 의무화 결정 이후) 지난 2년간 한국 기업들의 콘텐츠 경쟁력이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터다.
새삼스럽게 ‘위피’ 정책에 대한 가치 판단을 재고해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세계 무선인터넷콘텐츠 시장 흐름을 염두에 뒀을 때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시기임은 분명한 듯하다. IT산업부=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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