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02년 월드컵 4강의 감동과 환희를 기억한다. 또 4강 성과 이상으로 국민의 하나됨과 저력을 확인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16강이나 그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월드컵은 본선에 진출한 32개 나라 모든 팀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팀도 예선 탈락 등 이변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래서 축구공은 둥글고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축구가 국민에게 주는 즐거움,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감안해 좀더 지속적인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고 한 목소리로 응원한다면 월드컵에서 선전해 8강, 4강 아니 우승 확률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4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월드컵에서 모든 국민이 하나될 수 있도록, 월드컵 참가는 물론이고 우승 후보로 성장할 수 있게끔 유소년·청소년·국가대표팀 수준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치밀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002년 4강에 들었던 우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고, 16강에 들었던 일본은 18위다. 2000년 우리가 FIFA 랭킹이 40위일 때 일본이 56위였던 것을 보면 두 나라 다 발전했지만 일본이 좀더 약진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흔히 우리 축구팀을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팀이라 말한다. 강팀에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강팀에 강하면 좋다. 그러나 대신 약팀에도 반드시 강해야 된다.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하다면 ‘도깨비팀’이라는 별명이 붙게 돼 있다.
나는 히딩크나 아드보카트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팀 전술·조직력·책임감·인간미 등 경기 결과도 좋았지만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와 책임감은 두 감독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점이다. 이번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보며 2002년 월드컵 4강 이상의 결과를 이루었으면 한다. 더 큰 바람이 있다면 2010년 월드컵에 대비해 히딩크·아드보카트 같은 훌륭한 감독을 영입, 4년 정도 장기 계약을 함으로써 국가 대표팀의 기본 수준을 한층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말이다.
2002년 신화도 5대0 패배를 통한 경험과 인내로써 이루어지지 않았던가.
월드컵을 앞두고 별 준비 없이 좋은 성적만을 기대한다면 2010년에는 16강 진출도 버거운 팀으로 남을 것이다. 가능하면 유소년·청소년·국가대표팀까지 유기적으로 관리해 10년 후를 준비하는, 또 이를 묵묵히 지켜봐 주는 국민이 됐으면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당장 수익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전략적인 사고로 사업 모델을 선정해 발전시켜야 한다. 회사를 10년 후, 100년 후에도 살아남는, 발전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기업의 궁극적인 가치는 ‘계속기업의 원칙(going concern of business)’이다. 우리 회사가 영속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굳건한 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지속적인 경쟁 우위는 또 무엇인가.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영원히 살 수 있는 기업이 된다. 관리와 혁신의 습관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한다. 기업이 일시적으로 잘할 수는 있지만 계속 잘하고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통계에 나와 있다. 기업 수명은 30년 정도고, 대기업 군도 30년 후에 조사하면 상당 부분이 탈락하거나 존재가 없어진다. 국가대표 축구팀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에도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성장이며 발전이다.
며칠 남지 않은 6월이 기대된다.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굳게 믿는다. 한국팀 파이팅!
◇신재호 마이마진 시장ceo@m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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