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음악서비스 매출의 수익 배분이 불합리하다며 ‘음원 공급 중단 불사’라는 초강수를 들고나왔던 음악계가 이동통신사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음악산업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제작자 3개 단체가 참여하는 요율 조정 태스크포스는 25일 SK텔레콤·KTF·LG텔레콤을 만난다. 이는 포이보스의 ‘전면전 선언’ 이후 공식적인 첫 만남으로 상호 기본입장을 확인하는 탐색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스크포스는 지난 22일 자체 모임을 갖고 기본적인 협상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강승호 연예제작자협회 이사는 “우리의 명확한 목표는 현재 불합리하게 낮게 책정된 수익 배분율을 올리려는 것”이라며 “다만 첫 만남이니만큼 우선 이동통신사의 생각을 들어본 후에 향후 협상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쟁점은 역시 요율 인상 여부와 그 수준. 일단 음악계가 ‘음원 공급 중단’까지 들먹이며 전에 없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가 인상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요구가 있을 때마다 인상을 해 줄 경우 쉽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통사가 강경하게 나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F는 올 초 P 기획사와 협상조건이 맞지 않자 재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에 협상을 주도하는 음악업체가 SG워너비 등 인기가수의 소속사라는 사실은 이통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쟁점은 이번 싸움이 음악계 전체의 싸움이 될지 여부다. 일단 태스크포스에 음악제작자 3개 단체가 모두 관여를 하고 있지만 세부 협상에 들어갈 경우 개별 음반 제작자들의 입장이 모두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협상방향이 개별 업체가 각자의 이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협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태스크포스의 한 관계자는 24일 음악계 관계자들에게 ‘협상을 위임한다’는 동의서를 받는 등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창구 단일화’는 중요한 조건이다. 과거 음악 서비스 개통시 음원 권리에 대한 일괄 처리를 하지 못해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 이슈와는 별개로) 서비스 요율 문제는 이통 3사간에 어느 정도 공통된 안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며 “요율을 논의할 정기협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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