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게임의 ‘도박’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임을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게임이 ‘사회적인 효용성’을 인정 받고 있는 분야도 많다. 게임이 사회적 도구로 가장 널이 인정 받고, 효과까지 입증된 곳은 바로 교육현장이다.
얼마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는 온라인게임 ‘군주’를 정식 학기 교재로 채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이나, 유형의 도구, 기기가 아니라 가상의 ‘게임 세계’도 고등 교육에 쓰일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젠 일상 용어처럼 대중화된 ‘에듀테인먼트’도 게임의 사회적 기능을 확인케하는 한 분야다. 교육을 하되 게임(엔터테인먼트)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해 인지의 명확성, 사고의 깊이를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엔 게임의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교육을 목적으로 한 ‘에듀게임’이라는 분야가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일선 교육에 에듀게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에듀게임들이 시도, 개발되고 있다.
에듀게임을 포함해 단순한 흥미 위주를 떠나 특정 목적을 갖고 있는 게임을 ‘기능성 게임’이라고 하는데, 기능성 게임은 학습·건강·명상·심리치료 등을 목적으로한 게임이 모두 포함돼 있다. 기능성게임은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큰 산업적 비중은 차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연구 및 실험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세계적 게임업체 닌텐도는 자사 인기 휴대형게임기 닌텐도DS에 치매예방용 실버게임을 탑재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노인 전문병원은 닌텐도DS를 10여대 이상씩 구비해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게임은 병영 문화를 개선하고, 전투력을 높이는데도 훌륭하게 쓰이고 있다. 실제 전투훈련은 하지 않더라도 ‘스페셜포스’ 같은 1인칭슈팅(FPS) 게임으로 게임대회를 진행, 전투력 향상과 여가선용이라는 두마리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극사실적인 비행 시뮬레이션게임 ‘팰콘4.0’은 한국의 지형과 공군의 전술을 너무나 흡사하게 재현했다는 이유로 일반에 시판이 금지됐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공군의 공식 훈련프로그램으로 채택돼 활용되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말까지 전군 6842개 중대에 PC방을 개설해 병사들의 복무 여건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부대내 PC방이 늘어나는 만큼, 게임 이용을 막을 수 있는 근거와 방법은 엷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게임을 군 생활의 ‘디지털 조교’로 활용하는 시대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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