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재 분야의 산업화 기술은 물론 원천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오유근 요업기술원장(57)은 국내 전자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 될 소재 분야 기술력 확보와 이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열악한 국내 소재 업계에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한편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원천 기술 확보에도 눈을 돌리겠다는 의미이다.
오 원장은 “혁신적 기능의 제품은 결국 소재의 혁신을 통해 가능하다”며 “기술 상용화뿐 아니라 그간 신경쓰지 못했던 기초 소재 연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IT·바이오·에너지 등 미래 주력 산업의 기틀을 닦는다는 목표다.
요업기술원이 최근 정부의 ‘원천소재기술개발사업’의 허브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이러한 비전은 날개를 달게 됐다. 세라믹과 화학, 금속·기계 등의 분야를 결합한 융복합 연구가 힘을 얻은 것이다. 컨버전스가 서비스나 완제품뿐 아니라 소재 단계에서도 이루어지는 셈이다.
오원장은 “세라믹과 고분자·금속 등의 소재 융합과 IT와 바이오의 학제간 융합 등 융합을 화두로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특성을 지닌 세라믹 소재의 개발로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전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오원장은 “국내 세라믹 산업은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이 1%에 불과할 정도로 산업구조가 취약하다”며 “기술 애로 지원 사업, 시험·분석 서비스, 시뮬레이션 센터 운영 등으로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세라믹 분야 종합기술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자 등 전통 세라믹 분야의 진흥을 위해 진행 중인 요업기술원 이천 분원 건설도 성공적 마무리도 과제다.
오원장은 “당장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첨단 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산업 구조 개편을 지원, 생활 세라믹 산업의 기반을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원장은 전남대 무기재료과를 거쳐 1975년 공직에 입문, 지난 30여년간 세라믹 분야에서 일해온 ‘세라믹맨’이다. 공업진흥청 연구원을 시작으로 중소기업청 공업연구관, 산업자원부 요업기술원 공업연구관, 요업기술원 감사실장과 도자·구조세라믹본부장을 역임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