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동화기기 토털 아웃소싱 시대 열린다

 은행 정보시스템에 이어 핵심 고객채널 중 하나인 금융자동화기기(CD·ATM) 부문에도 아웃소싱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자동화기기 아웃소싱은 지난 1년여 동안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검토가 진행됐지만 도입 효과 검증, 신권 지폐 발행 계획 등 안팎의 변수로 본격적인 수요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하나은행이 영업점 외 자동화기기를 대상으로 토털 아웃소싱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 시장의 물꼬를 튼 데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까지 가세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가 ‘자동화기기 토털 아웃소싱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자동화기기 아웃소싱=그동안 은행 자동화기기는 영업점 안팎에 보유한 기기의 시재 관리·장애 복구와 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일괄 관리용역 수준에 머물었다.

 하지만 최근 논의되는 아웃소싱은 서비스 업체에 기기 자산을 매각하고 은행이 임대방식으로 기기 관련 모든 서비스를 위탁하는 토털 아웃소싱으로, 청호컴넷·노틸러스효성·나이스 등 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부터 토털 아웃소싱 도입을 검토해 온 은행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대표적. 가장 먼저 프로젝트의 닻을 올린 곳은 하나은행. 이달 초 하나은행은 영업점 외 자동화기기 700여대를 대상으로 한 토털 아웃소싱 사업자 선정을 위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 최근 제안서 접수를 마쳤다.

 하나은행의 발주로 관심은 국민은행의 사업 추진 여부와 시기로 옮아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서비스 도입을 검토해온 국민은행은 약 2000대의 점외기를 겨냥한 아웃소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경쟁 점화=은행의 토털 아웃소싱 수요가 가시화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의 태동을 예의주시했던 노틸러스효성·청호컴넷 등의 수주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기존의 기기 공급 시장에서 거둔 성적을 토대로 직접 하고 있는 CD밴 서비스와 연계한 서비스 모델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미 노틸러스효성은 CD밴 서비스 ‘마이캐시존’과 종합운영상황실격인 ‘ATM운용센터’로 대비하고 있고, 청호컴넷도 아웃소싱 전담팀과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한 CD밴 서비스로 프로젝트 발주를 대기중이다.

 ◇전망과 과제=아직은 은행권에서 검토중인 자동화기기 토털 아웃소싱은 영업점 외 기기 분야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향후 서비스의 비용절감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되면 핵심업무 집중전략과 맞물려 특정 기기를 제외한 대부분 물량으로 단계적인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1만원 신권 지폐의 통용도 서비스 활성화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1만원 신권 발행 시기를 겨냥해 기기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를 미뤄왔던 대부분의 은행이 신권 수용을 위한 자동화기기 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 임박하면서 이 같은 요구를 충족하는 방안 중 하나로 토털 아웃소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앞서 “토털 아웃소싱 서비스의 선례가 없는만큼 서비스 가격책정 등을 두고 은행과 서비스 업체 간 시각차를 좁히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것이 과거 저가 기기 공급으로 빚어진 출혈경쟁의 재현을 막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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