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단말기 시장이 과열경쟁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50여개 공급업체가 저가 출혈 경쟁에 뛰어들면서 업계 전반에 수익성 악화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급 확대를 위해 지상파DMB 전국방송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지상파DMB 단말기 가격은 USB형이 최저 5만원대, 차량용은 최저 9만원대 제품까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지상파DMB 단말기가 처음 등장할 때 20만(USB형)∼30만원(차량용)이던 것에 비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25∼30%로 급락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판매량은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의 집계결과 3월 말 현재 50만대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가운데 지상파DMB폰 10만대와 노트북PC·PDA 등을 제외하면 전용 단말기는 30만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반면 이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업체들은 공식 가격비교 사이트에 등록한 회사만 USB형 20개, 차량용 30개 등 50개사가 넘는다. 일반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공급업체는 더 늘어난다.
USB형 단말기 공급업체 관계자는 “수요는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저가 정책을 구사하는 후발주자가 밀려들면서 시장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싸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금처럼 제살 깎아먹는 식의 경쟁은 안 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의 가격대는 부품값을 고려하면 원가 수준이거나 그 이하”라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재고만 정리되면 사업을 접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총판들이 임의로 가격을 내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확보한 물량을 판매하기 위해 제조업체 모르게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단말기 업체들이 재고물량만 공급하고 전·폐업할 경우 소비자는 향후 업그레이드와 사후지원 등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단말기 생산업체 대표는 “영업현장에서 보면 상당수 기업이 버티기 힘든 단계에 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현재 추진중인 지상파DMB 전국화를 통한 수요 창출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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